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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일)

[르포] 왕겨로 탄소배출 저감…한세실업 베트남공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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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한세실업 C&T Vina.
[찰영 박상돈]


(호찌민=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인 호찌민에서 자동차를 타고 북쪽으로 2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나오는 빈푹성 소재 한세실업[105630] C&T Vina.

34만㎡ 규모의 부지에 3개 공장을 갖춘 이곳은 원단 제작부터 염색과 워싱 등 후가공까지 진행하는 한세실업의 베트남 3개 생산법인 중 하나다.

17일(현지시간) 방문한 한세실업 C&T(Color&Touch)는 탄소 배출과 물, 전기 사용량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친환경 공장이다.

현재 1·2공장이 가동 중이고 3공장은 시험 가동을 마치고 올 연말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이곳이 친환경 공장을 표방한다는 것은 사무실과 공장 곳곳에 붙어 있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 '리드'(LEED) 획득 기념사진에서 알 수 있다. 베트남에 있는 한국 기업 중 리드 인증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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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연료인 왕겨와 톱밥 등이 쌓여 있는 모습.
[촬영 박상돈]


특히 올해 말 문을 열 예정인 3공장은 친환경에 더 다가가고 있다.

3공장 보일러실에 들어가 보면 왜 친환경 공장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보일러실 옆 창고에는 왕겨와 톱밥, 나무껍질, 캐슈너트 등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보일러를 가동할 때 사용되는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매스다.

베트남 기업까지 통틀어 현지 섬유 기업 중 바이오매스를 100% 사용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 원단 업체 중에도 아직 사례가 없다.

바이오매스는 석탄 연료 대비 가격이 30% 정도 비싸다. 기업으로서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지만 전 세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이라고 한세실업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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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Vina 3공장 바이오매스 보일러.
[촬영 박상돈]


베트남은 3모작 국가여서 쌀이 많이 나고 여기에서 연간 생산되는 왕겨가 800만t(톤)에 달해 그나마 공급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3공장은 고가의 친환경 염색기도 들여왔다.

육중한 몸매를 뽐내는 새 염색기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염색기보다 가격이 2배 정도는 비싸다. 그 대신 물, 전기 사용량이 적어 그만큼 폐수를 줄일 수 있다.

이현승 C&T Vina 공장장은 "기존 염색기는 원단과 물의 비율이 1 대 7 혹은 1 대 5 정도였다면 친환경 염색기는 1 대 3 정도로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새 염색기는 고압·상압 두 가지 방식의 염색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염색 시간을 줄임으로써 전기 사용과 탄소 배출 절감에도 용이한 기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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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도입한 친환경 염색기
[촬영 박상돈]


C&T 법인은 3공장 오픈 때 각 기계에 에너지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중앙에서 각 염색기의 진행 상태와 용수, 전기, 연료 사용량을 관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해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0)를 추진할 예정이다.

C&T Vina 3공장은 정수 시스템(RO)도 눈에 띈다.

원단 제작과 염색, 워싱에서 배출되는 폐수를 역삼투압 방식의 친환경시스템(RO)으로 여과해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수준의 물로 바꾼다는 목표를 세웠다.

백성현 C&T Vina 팀장은 "공장이 가동되고 나면 여과된 물을 사용해 별도의 어항이나 연못을 조성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3공장은 건설 당시부터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도 충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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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Vina 3공장 정수 시스템
[촬영 박상돈]


김철호 C&T Vina 대표는 "바이어들이 친환경을 중시해 이산화탄소 배출과 물 절약 등에 관심을 꾸준히 가져왔고 회사에서 투자 결정을 내려 구조적으로 많이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베트남에서의 경험을 C&T 콰테말라로 확대해 친환경이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변화해 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C&T 법인은 지속적인 친환경 설비 도입을 통해 2027년까지 탄소배출을 60% 줄이고 용수 사용 50%와 전기 사용 15% 저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C&T Vina 1·2공장은 하루의 생산 규모가 각각 5만kg 수준이고 3공장은 올해 2만kg에 이어 내년 5만kg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하루 5만kg은 티셔츠 15만장을 제작할 수 있는 규모다.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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