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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일)

북한, 러시아 파병에 '침묵'…여야 "돈벌이 눈먼 '피의 행상'"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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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7일 조선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한 사실을 언급하고 "우리 군대는 대한민국이 타국이며 명백한 적국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똑바로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4.10.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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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리 정보당국의 '북한 러시아 파병 확인' 발표에도 침묵을 유지 중이다. 러시아 파병이 전 세계적인 규탄을 받을 사안인 만큼 공식 확인을 최대한 자제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여야 의원들을 중심으로 북한 규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러시아 파병에 대한 내용을 다루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침묵 유지에 대해 "명분이 없는 파병이기 때문에 당연한 처사"라며 "앞으로도 확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지금도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인데 전 세계적인 지탄을 받는 러시아의 전쟁에 군을 파병했다는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파병을 했다면 지난 6월 맺은 '북러 조약'(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에 의해 하는 것일 데 사실 아직 그 조약이 발표된 상태도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파병을 했다고 확인해 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북한은 파병을 영원히 확인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 나쁜 행위로 지목받는 대표적 사례가 되기 때문에 북한이 사실 확인을 해줘서 득 될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추후 필요에 따라 파병을 공식화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 내부에서 파병 군인의 가족들에게 납득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은 것을 알리면서 파병을 공식화할 수 있다"며 "북한이 스스로 공표할지 말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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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오른쪽)이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4.10.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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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는 북한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일종·강대식·한기호·임종득·유용원·강선영·김석기·김기현·김태호·안철수·윤상현·김건·김기웅·인요한 의원은 "침략 전쟁의 총알받이로 자국 군대를 팔아먹는 김정은 정권의 행태를 규탄한다"며 "돈벌이에 눈이 멀어 침략전쟁에 자국 군인 팔아먹는 '피의 행상(行商)' 노릇까지 자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국가안보상황점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파병 중단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도록 지도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상황점검위원회 소속 김병주 의원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참전 행위를 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북한은 러시아 주둔 병력을 즉각 중단하고 추가 이송 계획을 철회하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상황을 신중하게 관리하고 불필요한 긴장 고조를 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여기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군 부대 파병 등 러시아와 무모한 군사 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김정은 독재 정권의 야만적 행태를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시일 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변국인 미국과 중국은 북한 파병과 관련한 입장 발표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국방장관 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러시아 파병 보도를) 확인할 수 없지만 사실이라면 우려된다"고 밝혔다. 우리 정보당국의 발표가 나온 상황에서 미국 측이 사실 확인이 안 됐다고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중국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남 원장은 "북한군 파병 여부가 미국에게 우리에게만큼 중대한 사항은 아니다"라며 "확실한 증거가 본인들의 정보망을 통해 들어오기 전까지는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도 마찬가지로 제3국이기 때문에 굳이 입장을 밝히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예민한 문제에 앞장서서 도움 될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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