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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오늘 尹 만나는 韓 “내 요구는 국민 요구의 최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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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尹대통령과 ‘2+1 회동’

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31회 한일재계회의 참석차 방한한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남 곡성군 기차마을 전통시장에 방문해 10·16 재·보궐선거 곡성군수 낙선 인사를 하고 있다./대통령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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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을 하루 앞둔 20일 자기가 제시한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법’과 관련해 “국민이 요구하는 최소치다. 공은 용산(대통령실)에 있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문제 해소를 요구하는 자기주장을 윤 대통령이 얼마나 수용할지에 21일 회동의 성패가 달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회동에서 ‘김 여사 문제 정리’ ‘명태균씨 관련 의혹 선제적 대응’ ‘의대 증원 유연화’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회동은 한 대표 이야기를 윤 대통령이 경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주변에선 윤 대통령이 한 대표 요구 사항 일부에 대해 공감하되 이행과 관련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대표는 이날 공개 일정 없이 측근들과 윤·한 회동을 준비했다. 한 대표는 이날 주변에 “김 여사 문제 해법과 관련해 할 말은 이미 다 했고, 내가 요구한 세 가지는 국민이 요구하는 최소치”라며 “이제는 대통령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지난 17일 국민의힘 지도부 회의에서 김 여사 문제 해소를 위해 ‘대외 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의혹 규명 절차 협조’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한 대표 측 인사는 “회동 의제는 한 대표가 이미 공개적으로 다 말했으니, 남은 건 그에 대해 윤 대통령이 회동에서 수용할지 말지”라고 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 해법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이미 공개적으로 했던 수준의 이야기를 다시 한다면 국민이 이해하겠느냐”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기자회견에서 “제2부속실은 설치하려고 준비 중” “특별감찰관은 국회에서 추천해 주면 임명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제2부속실·특별감찰관 설치만으로 국민을 설득하기엔 늦은 감이 있다”며 “대통령실이 좀 더 진전된 해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한 대표 측근 인사는 “이번 회동을 통해 다음 달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11월 15일), 위증 교사(11월 25일) 사건 1심 선고 전까지 김 여사 관련 문제가 반드시 정리돼야 한다”며 “김 여사 문제 해소 없이는 사실상 국정 돌파구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요구에 윤 대통령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1일 회동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모든 걸 회동 자리에서 바로 결정 내릴 일은 아니고 추가적으로 한 대표 측과 상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도 김 여사 논란, 의정 갈등 장기화 등과 관련한 한 대표의 문제의식에는 일정 정도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한 대표가 국민 여론을 앞세워 대통령에게 자기식 해법을 전적으로 수용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 의견을 경청하되, 민생·경제 안정과 의료 등 4대 분야 개혁 완수를 위해 당정이 뜻을 모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측 모두 이번 회동이 한 달가량 진통 끝에 성사된 만큼 ‘빈손’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친한계 의원은 “회동 한 번으로 모든 문제가 풀리긴 쉽지 않겠지만 이번 회동이 대통령실의 인식이 바뀌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대통령실이 한 대표가 요구하는 그대로 따라가지 않더라도,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해도 절반의 성공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한 대표와 이견이 있더라도 좋은 결과를 내놓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자신이 직접 언론 브리핑을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한다. 다만, 이날 두 사람 만남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하기로 했지만 회동 분위기에 따라 중간에 한 대표가 단독 대화를 요청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전격 수용해 회동 시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민심 전달’을 명분으로 윤 대통령을 과도하게 압박하며 자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그간 한 대표가 독대를 요구하고 그것도 언론을 통해서 하는 것은 자기 정치나 대통령과의 차별화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의 의회 폭거, 호시탐탐 노리는 탄핵 추진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처절한 고민과 대처가 먼저”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가장 중요한 것은 회동이 두 분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회동에서 따가운 민심을 상세하게 전하면서도 당대표로서 당정 신뢰를 쌓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주기 바란다”고 썼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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