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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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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네타냐후 자택 ‘드론 기습’… 이 “중대실수” 보복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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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와르 사망에도 중동전 확전 조짐

네타냐후 집에 없어 피격 모면

이軍, 드론 3대중 1대 격추 못해

가자 -레바논 대규모 공습 계속

동아일보

19일 이스라엘 북부 카이사레아에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저에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인기(드론) 공격이 가해져 무장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당시 사저에 없었던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대리세력이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보복을 천명했다. 카이사레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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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북부 카이사레아에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의 사저가 19일 레바논에서 날아온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7일부터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가 16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진 지 3일 만에 네타냐후 총리를 노린 공격이 벌어지자 이스라엘 측은 긴장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곳은 레바논 국경에서 불과 약 70km 떨어져 있다. 아직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자신들이 공격 주체라고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은 “헤즈볼라 소행”이라고 밝혔다.

공격 당시 자택에 없었던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나와 아내를 암살하려 한 이란의 대리조직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번 공격이 적과 벌이는 정의로운 전쟁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와르 사망 뒤에도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무력화시킬 때까지 이번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 내년 1월 새 미국 대통령 취임 등으로 미국이 국내 문제에 집중하는 사이 중동 정세를 최대한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네타냐후-하메네이 모두 “전쟁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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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19일 오전 레바논에서 카이사레아를 향해 드론 세 대가 발사됐다. 이 중 두 대는 이스라엘군에 격추됐지만, 나머지 한 대가 네타냐후 총리의 자택 인근 건물에 충돌했다. 주유엔 이란 대표부는 이번 공격에서 이란의 역할을 묻는 국영 IRNA 통신의 질의에 “(우리가 아니라) 헤즈볼라가 취한 조치”라고 답했다.

사건 직후 강경 대응을 강조한 네타냐후 총리처럼 이스라엘 견제를 위해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의 국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도 전쟁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하메네이는 같은 날 신와르를 ‘순교자’로 칭하며 그의 사망을 애도했다. 그는 또 성명에서 “하마스는 건재하고 앞으로도 건재할 것”이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1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 13일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을 받은 북부 비냐미나 기지에 이어 현직 총리의 자택까지 뚫리면서 이스라엘이 그간 자랑해 왔던 방공망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헤즈볼라 드론은 일반 미사일 등과 비교하면 저공 비행을 하여 탐지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이, 가자지구 대규모 공습

이스라엘은 19일에도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레바논 내 헤즈볼라의 군사 시설 등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이날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에 대한 공습으로 최소 7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인근 자발리야 난민촌에서도 최소 33명이 사망했다. 중부 자와이다 일대, 마그하지 난민촌 등에서도 최소 50명이 희생됐다.

신와르 사망 뒤에도 네타냐후 정권이 이처럼 강경 행보를 고수하는 것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서방 주요국 외교관, 이스라엘 및 레바논 관계자 등을 인용해 “네타냐후 정권의 목표는 이란이 다시 이스라엘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중동 정세를 바꾸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 또한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계획이 담긴 미국 국방부의 기밀문서가 18일 친이란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중동 스펙터’에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2쪽 분량의 문서에는 이스라엘의 군수품 이동 계획, 이란의 재보복에 대비하기 위한 이스라엘 공군의 훈련 개요 등이 담겼다.

다만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19일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 등 전국 곳곳에서 “하마스와 서둘러 휴전 협상을 체결하라”는 시위가 열렸다. 특히 아직까지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의 가족들은 강경 대응을 강조하면서 인질 귀환에는 미온적인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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