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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의대 정원 확대

日, 17년간 의대 정원 1778명 점진적 늘려… “의사-간호사-환자단체 의견 종합적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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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 해법, 해외서 길을 묻다]

가타미네 前의사수급분과회장

“韓처럼 한번에 60% 늘렸다면 문제”

“가장 중요한 것은 근거에 기반한 논의를 통해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11일 일본 나가사키시의 나가사키항 메디컬센터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가타미네 시게루 전 의사수급분과회장은 2015년 12월∼2022년 1월 의사 수 추계기구 대표를 맡았던 경험을 돌이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필수·지방의료 공백 문제가 제기됐던 일본은 2008년부터 의대 정원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후생노동성 산하에 의사수급분과회를 운영했다. 정부 산하에 있지만 네덜란드와 마찬가지로 정부 측 인사는 논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나가사키대 총장이던 가타미네 전 회장은 “총 22명의 위원이 모여 6년여 동안 40번가량 회의를 했다”며 “22명 중 의사 출신이 13명으로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환자 단체와 간호사 단체 출신 위원도 있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후생노동성은 회의가 열릴 때마다 발언자 명단과 주요 발언이 담긴 회의록을 모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가타미네 전 회장은 “결정 과정에 대한 근거를 정부가 설명해 주지 않으면 국민들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의대 정원을 2008년부터 점진적으로 늘려 2007년 7625명이던 의대 정원이 올해 9403명이 됐다. 17년 동안 정원을 약 23% 늘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국 각지의 의료 수요와 공급량 등을 조사해 미래에 필요한 의사 수를 추계한 의사수급분과회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 의사수급분과회에선 의사 쏠림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지역의사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일본의사협회의 이마무라 히데히토 상임이사는 “일본에서도 한국처럼 한 번에 정원을 60% 이상 늘린다고 했으면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의대 교수들이 늘어난 학생들을 가르칠 시스템이 짧은 시간 안에 갖춰지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으냐”고 했다.

다만 현지에서 만난 일본 의사들은 어떤 경우에도 의사가 병원을 떠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마무라 이사는 “일본 사회에서 의사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의료 현장을 떠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이해받을 수 없다”고 했다. 가타미네 전 회장도 “반발의 대상은 정부인 만큼 국민이 피해를 입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조유라 김소영 박경민 여근호(이상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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