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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증권CEO 풍향계 | 이홍구 KB증권 대표]자산관리 조직개편 '적중'…괄목 성장에 몸값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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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그래픽=이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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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이홍구 KB증권 대표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 대표가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한 자산관리(WM)부문 강화 전략이 결실을 맺으면서다. 현재 KB증권 WM금융상품 자산은 상반기 기준 약 12조원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임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임기 중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징계 주의 조치를 받은 것은 부담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50.7% 증가한 3761억원 규모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이는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병한 이후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67억원으로 8.5% 증가했다.

호실적 중심에는 이홍구 KB증권 대표가 맡고 있는 자산관리 부문 성장이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KB증권은 전임자 박정림 대표이사 사장이 라임펀드 사태 결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의 중징계 처분을 받자, 이홍구 전 부사장을 WM 부문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1년 단임이 부여됐다. KB증권은 현재각자대표 체제로 김성현 KB증권 대표가 투자은행(IB) 부문, 이홍구 대표가 WM부문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업계에서 뛰어난 '자산관리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KB증권 WM사업본부장, 프라이빗뱅커(PB) 고객본부장, WM총괄본부장을 두루 거치고 2022년 1월부터는 WM영업총괄본부장 부사장을 맡아왔다.

그는 취임 후 즉시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개인WM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펼쳤다. 먼저 '고객솔루션총괄본부' 신설을 뼈대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해당 본부는 이 대표 직속 본부로 WM서비스 및 고객수익률 관리 강화, 상품·솔루션 제공 등을 담당한다. 산하에는 WM 관련 고객전략, 금융상품, 투자서비스 조직을 통합 편제했으며 고객솔루션본부장으로는 WM영업본부장을 맡았던 윤만철 전무를 앉혔다. 시장리스크부 내에는 고객자산리스크 전담 조직을 신설해 고객 수익률 점검 등 고객가치 제고를 위한 고객자산리스크 관리에도 열을 다했다.

WM 사업군을 다양화 하고자 미디어 채널도 활용하고 있다. 특히 금융권 핵심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2030세대를 확보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적극 확대 중이다. 젊은 세대들은 코로나19 이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유튜브 등에 익숙해지면서 비대면 채널로 정보를 얻는다는 특징이 있다.

세대 특징에 맞춰 지난달 KB증권은 자산관리분야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깨비로(KB LAW)'를 제작해 '깨비증권 마블TV'에 개시했다. 이 콘텐츠는 각종법률 정보 고객들이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한 것으로 KB금융그룹 WM스타자문단 이민정 변호사가 관련 법률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앞서 2021년 이 대표가 WM총괄본부장을 맡았을 때도 증여세 절세를 위한 내용을 마블TV에 개제하는 등 유튜브 채널을 적극 이용해왔다.

이 같은 노력에 WM부문 상반기 금융상품 자산은 59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1조8000억원) 늘었다. 현재는 6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진다. 영업이익은 16.7% 증가한 1784억원을 거뒀다.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에 따르면 WM 자산은 올해 9월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22% 상승했다.

KB증권 관계자는 "고객 중심 WM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강화, 자산관리 역량 질적 성장으로 올해 WM 자산 6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통합 출범 이후 5배 성장한 수치"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주식시장에 초점을 두고 '어게인 바이 코리아(Again BUY KOREA)'라는 슬로건으로 정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고객에게 다양한 정보 및 상품 서비스를 제공, 이와 함께 차별화된 채널 전략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WM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자 임기 약 3개월을 앞둔 이 대표 연임에도 장밋빛 전망이 가득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채권 관련 처벌리스크가 연임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지난 6월 금감원은 KB증권 랩·신탁 담당 운용역과 담당 임원에 대해 중징계를 결정하고 이홍구 대표에게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 조치를 내린바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처벌을 받은 건 현재 KB증권 단 한 곳 뿐이다. 박정림 전 대표이사가 중징계 처벌로 물러난 점을 생각하면, 징계 자체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KB증권, 하나증권 등 9개 증권사의 채권형 랩·신탁 업무 실태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한 결과 중대 위법 등 다수의 문제점을 확인했다. 금감원 검사 결과 9개 증권사는 모두 만기도래 계좌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고자 불법 자전거래(증권사가 같은 주식을 동일 가격으로 동일 수량의 매도·매수 주문을 체결하는 방법)로 고객 계좌 간 손익을 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세연 기자 seyeon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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