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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간첩 활동' 충북동지회 위원장 2심서 12년→2년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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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조직원 2명도 대폭 감형…범죄단체 조직죄 무죄

연합뉴스

'간첩 혐의' 충북 동지회 활동가 영장 실질심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간첩 활동을 벌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충북동지회' 피고인들이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을 받았다.

형량이 감형된 배경에는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범죄단체 조직죄가 무죄로 뒤집힌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전고법 청주 제1형사부(박은영 부장판사)는 21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충북동지회 위원장 손 모(50대)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나머지 조직원 2명도 각각 징역 12년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받았다.

손 씨 등은 2017년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아 이적단체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를 결성한 뒤 미화 2만달러 상당의 공작금을 수수하고, 4년간 도내에서 국가기밀 탐지, 국내정세 수집 등 각종 안보 위해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위원장, 고문, 부위원장, 연락 담당으로 역할을 나눠 공작원과 지령문·보고문 수십건을 암호화 파일 형태로 주고받으면서 충북지역 정치인과 노동·시민단체 인사를 포섭하기 위한 활동을 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범죄단체 조직까지 적용해 중형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판단을 달리했다.

박 부장 판사는 "충북동지회가 실질적으로 범죄단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규모나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내부 질서를 유지하는 통솔 체계도 없었으며 구성원 수도 사적 관계에 있던 4명에 불과했고 더 이상 늘어나지도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각종 안보 위해 행위를 수행한다는 공동 목적 아래 범행을 계속해서 실행하는 범죄단체를 조직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2심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가 나온 국가보안법상 특수잠입·탈출 혐의에 대해선 유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보법에는 잠입 출발지나 탈출의 목적지가 반드시 반국가단체 지배 아래 있는 지역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피고인들은 북한 공작원 지령을 받으려고 대한민국을 떠났다가 지령받은 후 국내로 입국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행위는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이며 그 위험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다만 피고인들의 행위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력이 크지 않은 점, 폭력적인 수단을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전복했다는 증거를 찾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강조했다.

k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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