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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미묘한 시점, 여야 당대표 또 만나기로…이재명 제안, 한동훈 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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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표 회담을 마친뒤 함께 이동하며 대화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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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양자 회담을 갖기로 21일 뜻을 모았다. 만약 성사되면 9월 1일 회담에 이은 두 번째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회동 직전 여야 대표 간 회담이 공식화되자 정치권에선 “시점이 묘하다”는 말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오후 회동 일정을 거론하면서 “한 대표께서 대통령을 잘 설득하셔서 국정 기조의 전환을 이끌어내시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님이 오늘 면담을 잘하시고 기회가 되면 야당 대표와도 한 번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2차 회담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이후 3시간 뒤 국민의힘에선 한 대표의 수락 입장이 나왔다. 박정하 비서실장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표가 한 대표에게 회담을 제의했고, 한 대표도 민생 정치를 위해 흔쾌히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당 대표는 지난 대표 회담에서 또 만나자는 약속을 한 바 있다”며 “구체적 일정은 추후 논의 예정”이라고 했다.

두 번째 여야 대표 회담에 관해선 두 사람 간에 사전 소통이 있었다고 한다. 이 대표가 10·16 재보궐 선거 직후 ‘조만간 2차 회담을 갖자’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여기에 한 대표가 긍정적으로 화답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자주는 아니지만, 두 분 간의 직접 소통 채널은 열려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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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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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을 이날 공식 제안하고 나선 것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회동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과 연동해, 양당 대표 후속 회동에 나설 것을 시사한 것”이라며 “이르면 10월 말께도 회담이 가능할 텐데 당연히 김건희 여사 문제를 빼놓을 순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대통령과 한 대표 회동 결과에 많은 게 달려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분명한 것은 ‘윤·한 회동’ 테이블에 오른 의제들이 뭐든 간에 마지막엔 국회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한 대표 측에선 ‘윤·한 회동’과 ‘여야 대표 회담’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당정 간 간극을 파고들겠다는 노림수가 이 대표에게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대표는 이 대표가 만나자고 하니 특별한 계산 없이 ‘안 만날 이유가 없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굳이 이 시점에 여야 대표 회담을 공개적으로 수락한 것 역시 대통령실 압박용 아니겠냐”(친윤계 의원)는 해석도 있다. 한 대표 측은 그간 김건희 여사 관련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등을 요구하면서 “그런 조치가 없으면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 수도 있다”고 말해 왔다.

실제로 여야 대표 회담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아직 실무 협상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데다, 앞서 1차 회담에서도 의제와 생중계 여부 등을 놓고 양측이 십여일간 신경전을 벌이면서 수차례 결렬 위기를 넘나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가 공전하는 상황에서 여야 대표가 만나는 것만으로 서로에게 득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여야 대표 입장에선 서로 소통을 한다는 이미지를 주는 것 자체가 나쁘지 않다”며 “한 대표 입장에선 야당이 장외 집회에 힘을 싣는 데 대해 브레이크를 걸어보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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