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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김건희 불기소' 지적에 검찰총장 "수사팀 최선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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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심우정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대표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 무혐의 처분에 대해 "수사팀에서 모든 증거와 법리를 숙고해서 처분한 것으로 보고받았다. 수사팀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 총장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김건희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검사들을 문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질의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중앙지검 수사팀에서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선을 다해 수사를 했다고 믿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균택 의원은 "모든 국민들이 아니라고 보는데 총장은 다른 생각을 한다"고 꼬집자, 심 총장은 "저는 검사들을 항상 믿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잘못을 해도 계속 믿을 생각인가"라고 되물었고 심 총장은 "잘못을 했다고 밝혀진 것도 없고 저는 검사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서 수사하도록 지휘하고 있고, 검사들을 항상 믿고 있다"고 밝혔다.

심 총장은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지휘권이 박탈되어 있지만, 항고가 이뤄지면 지휘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건태 의원은 "고발인이 항고했을 때 서울고검에 수사권이 있는데, 거기에는 총장의 지휘권이 있느냐"며 "그 때는 지휘권을 행사하느냐"고 물었다.

지난 2020년 10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주가조작 수사 사건의 수사 대상에 배우자인 김 전 대표와 장모가 포함된 점을 감안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바 있다. 이후 사건 처리가 지연된 4년 동안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여러 번 바뀌었지만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은 회복되지 않았다.

심 총장은 이 사안과 관련, 항고가 이뤄지면 검찰총장에게 지휘권이 있으며 이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심 총장은 "제가 수사 결과에 대해 동의 여부를 지금 말씀드리지 못하는 것은, 사실 지금 항고가 예정돼 있다"면서 "항고가 된다면 결국 제가 수사지휘권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고만 되면, 제가 철저하게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도록 지휘하겠다는 차원에서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기 어려웠다는 것이지, 그 결과가 부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고발인이 항고를 할 경우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서울고등고검에서 검토하게 된다. 이에 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심 총장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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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검찰총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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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총장은 또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사들에 대한 탄핵 추진에 대해 "심사숙고해 달라"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심 총장은 "특정 사건을 수사했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한 근거 없이 탄핵이 시도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저에 대해 말하기보다는 서울중앙지검장도 국민에 대한 안전을 거의 총책임지고 있고, 주요 사건이 다 몰려있다"며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검사장이 탄핵된다면 그 피해는 국민이 입게 된다"고 했다. 이어 "저희들이 정말 법과 원칙, 증거에 따라서 판단할 수 있도록,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의원들께서 심사숙고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김건희 전 대표 불기소 처분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폈고, 국민의힘은 김 전 대표의 무혐의 처분 뒤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탄핵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재명 방탄용'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이재명 당 대표와 민주당에 불리한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검사에 대한 탄핵이 발의된 상태"라며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탄핵하고 민주당이 공언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모든 것은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위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도 검사 탄핵을 두고 "이유가 봐주기 수사했다는 것이나 숨은 의도는 검사들을 겁주고 협박하기 위한 것"이라며 "진짜 의도는 이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들에게 보복하고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진행된 이 대표 사건에서 기소여부 구형 공소유지 등등 일련의 과정에 검찰의 입지를 축소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2년이 지나도록 주야장천 수사를 해대던 검찰이 김건희에 대해서는 연거푸 무혐의를 해줬다. 마치 변호인 같다"며 "검찰은 이제 70년의 수명을 다해서 문을 닫아야 할 때가 됐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해 희망도 없어 보인다"고 했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 사유를 읽으며 "'이재명 방탄'을 위해, 수사를 했기 때문에 탄핵을 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김건희 전 대표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동행명령장을 들고 직접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까지 찾아갔다가 경찰에 막혀 진입이 무산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김 전 대표와 이날 국감에 불참한 김 전 대표의 모친 최은순 씨를 고발하기로 했다.

[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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