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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우크라 군인 한글로 "한국 분단 끝낼 기회"…"전쟁 가볍게 여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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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장군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두고 "분단을 끝낼 대한민국의 기회"라며 한국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아조우 여단 소속인 보흐단 크로테비치 여단장은 X(옛 트위터)에 "북한은 가장 전투력이 강한 부대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보냈다"며 "이는 1945년부터 소련 공산주의 정권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분단을 끝낼 대한민국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어 "핵 버튼을 가진 이웃(북한)으로부터 동아시아 전체가 스스로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기회"라고 썼다.

머니투데이

보흐단 크로테비치 우크라이나 아조우 여단장/사진=보흐단 크로테비치 여단장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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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테비치가 이끄는 제12특수부대 아조우 여단은 최근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대규모 진격을 저지하는 등 전선에서 활약하는 최정예 부대다. 2014년 친러시아 반군에 맞서기 위해 민병대로 조직돼 2015년 정규군에 편입됐다. 전쟁 전에는 극우 인종주의 성향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에 미국 정부가 무기 지원을 금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쟁 이후 극단적 성향이 퇴색됐고 무기 금지 조치도 지난 6월 해제됐다.

크로테비치의 호소글은 한국 누리꾼의 반발을 샀다. 한국 누리꾼은 크로테비치의 글에 댓글로 "전쟁의 비참함을 가장 잘 알 텐데 왜 우리에게 그 비참함을 기회로 삼으라고 하냐" "수많은 생명과 자원을 소모하고 고통과 파괴를 남기는 전쟁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는 위험하다" "전쟁 같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번역까지 해놨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북한군 1만명 제거한다고 북한이 무너지지 않는다" "남의 나라까지 전쟁터로 만들려는 거냐" 등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북한군 특수부대 1500여명이 북한 청진·함흥·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우리 정찰위성 자산으로 러시아 태평양 함대 소속 상륙함 4척과 호위함 3척, 공군 수송기 등이 북한에 오간 사실을 포착했다.

이와 관련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가담한 것은 우리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러시아와 북한의 행태들을 잘 지켜볼 것이고 우리 군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요한 여러 조치들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병을 시작했다는 국정원의 공식 발표에 대해 나흘째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언론 등이 북한군 파병설을 제기하자 '가짜 뉴스'라며 반박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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