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R 인하폭 예상 웃돌아, 대출금리 낮춰 유동성 공급
상장사에 자사주 매입용 자금 대출하는 프로젝트 가동
“대출 지원으론 한계, 부동산 해결할 정부 지출 필요”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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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계속되는 정부 차원의 금리 인하만으로는 내수 활성화, 나아가서는 경제 회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접 소비를 일으킬 추가 부양책 요구가 계속되는 이유다.
지난 19일 중국 인민은행 본관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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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기준금리 이어 지준율 추가 인하 예고
인민은행은 21일 1년물과 5년물 LPR을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올해 2월 5년물 LPR을 4.20%에서 3.95%에서 낮춘 이후 8개월만에 가장 큰 인하폭이다. 1년물과 5년물을 한꺼번에 0.25%포인트 내린 것은 최근 몇 년의 시계열을 찾아봐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이다.
중국은 수요 회복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컸지만 미국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과 금리차가 벌어질수록 달러 강세·위안화 약세에 따른 자금 유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추자 기다렸다는 듯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통화당국이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대출금리 인하다. 인민은행은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금리 하한선을 낮춘 바 있는데 최근에는 기존 차주에 대해서도 금리 인하를 지시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기존 주담대에 대한 금리를 0.5%포인트 정도 낮추기로 했다.
중국에서는 내수 부진의 주범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를 지목하고 있다. 일단 주택 거래가 원활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주택 건설이나 인테리어, 가전 같은 산업들의 수요가 크게 줄었다. 원리금 납부가 벅찬 차주들은 집값이 떨어지니 자연스럽게 소비를 줄이는 악순환도 반복된다.
이에 대출금리를 내려 차주 부담을 다소 덜어주는 한편 주택 구매 수요를 독려해 시장을 활성화하자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인민은행은 기존 주담대 금리를 0.5%포인트 내렸을 때 연간 1500억위안(약 29조원) 정도의 이자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금리 인하는 추가로 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18일 금융가포럼 연례회의에 참석해 이번 LPR 0.2~0.25%포인트 인하를 언급했으며 추가로 연말 전에 지급준비율(RRR) 0.25~0.5%포인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준율은 은행이 중앙은행에 쌓아놓은 예금의 비중이다. 지준율을 낮추면 그만큼 더 많은 돈을 대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했는데 이때 시중 유동성 공급 효과를 1조위안(약 193조원)으로 추산했다. 추가로 0.5%포인트를 내리면 1조위안이 더 유입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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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문제 해결 위한 정책 여전히 부족”
중국 정부는 이날 LPR 인하와 함께 증시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 대책도 가동에 들어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국영 석유기업인 중국석유화공(시노펙)과 중국초상항구 등 20여개 상장사가 금융기관과 신용 계약을 체결하거나 대출 서약을 받았다.
이는 중국 인민은행의 주식 매입 특별융자 제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상장기업이나 대주주가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려고 할 때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한 제도인데 지난 18일 시행 후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 제도는 처음 3000억위안(약 58조원) 규모로 시작했는데 현재 100억위안(약 1조9300억원) 정도의 대출 계약이 이뤄졌다. 연 이자율이 1.75%에서 시작하며 2.25%를 넘을 수 없도록 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난카이대 금융개발연구소의 티안 리후이 학장은 “자사주 매입·재융자는 금융기관에 저렴한 자금원을 제공하고 상장사 자금 조달 비용을 줄임으로써 자본 시장 안정성을 높이고 시장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증시와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꾸준히 시행되지만 금리 인하 등 대출 일변도의 대책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요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을 늘려봐야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을 풀어버리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자율을 낮춰주면 저리로 대출받은 기업이 부채 상환에 자금을 사용해 건전한 발전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통화정책을 뒷받침할 재정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의 거시경제 정책 담당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이달 8일 기자회견에서 확장적인 재정·금융정책을 의미하는 ‘패키지 증량(增量) 정책’ 방안을 밝힌 바 있다. 경제 회복을 위해 재정과 금융·통화정책을 적절히 조합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잇단 정책에도 많은 투자자와 경제학자들이 추가 재정 부양책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글로벌 전략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우드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여전히 부족한 것은 주요 부동산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중앙정부의 명확한 (재정) 정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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