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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로봇수술 시대 ‘성큼’…표준 수술방법으로 자리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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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술로봇 시장 연평균 20% 성장
각종 암 수술, 비뇨기과 치료에 널리 쓰여
한국일보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의 다빈치 로봇수술 장면.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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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수술로봇이 처음 도입된 2005년 로봇수술 건수는 17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 동안 로봇수술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 4만 건을 넘겼고, 분당서울대병원도 1만 건을 달성했다. 이대목동병원과 인하대병원도 지난달 각각 로봇수술 5,000건, 3,000건을 기록했다.

고가의 장비와 높은 수술 비용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빠른 회복과 흉터 최소화, 정밀한 수술 등을 이유로 다방면에서 널리 쓰이게 된 결과다. 김진 한국외과로봇수술학회장(고대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은 “대장암과 위암, 간암, 유방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등 암 치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비뇨기과 치료에선 로봇수술이 표준치료 방법으로 꼽히고, 갑상선암 등도 다른 분야에서도 표준 치료 방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말처럼 갑상선암과 전립선암의 경우 로봇수술이 활발하게 쓰인다. 수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갑상선암의 경우 수술 후 목소리가 변하는 부작용을 막으려면 머리카락처럼 가는 부갑상선 혈관을, 전립선암은 발기 부전을 줄이려면 신경혈관다발을 각각 잘 보존해야 하는데, 이때 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는 “수술 부위를 10배 이상 확대해 볼 수 있고, 손목 관절을 구부리거나 회전할 수 있어 좁은 공간에서도 절단이나 봉합을 능숙하게 할 수 있는 게 로봇수술의 장점”이라며 “좁은 골반 내에서 수술해야 하는 직장암도 신경손상을 줄여 항문의 배변 기능을 보존하는 데 로봇수술이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로봇수술이 표준 수술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강현실(AR)이나 촉감을 느끼게 하는 기술 등도 탑재된다면 보다 정확하게 수술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8년 14억6,300만 달러였던 세계 수술로봇 시장 규모는 연평균 약 21% 성장, 내년엔 68억7,510만 달러(약 9조4,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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