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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사설] 韓의 金 여사 해법에 침묵한 尹 대통령, 끝내 민심 외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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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차담 형식으로 만나 현안 논의

활동 중단, 인적 쇄신 등 강력히 요청

용산, “당정 하나” 선언했지만 공허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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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어제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81분간 차담회를 가졌다. 한 대표가 선출된 전당대회 직후인 7월30일 ‘2+1’ 형식으로 만난 이후 83일 만이다. 한 대표는 그간 윤 대통령에게 공개 요구해 온 부인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각종 의혹 규명 협조 3가지를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등을 감시할 특별감찰관의 조속한 임명도 촉구했다. 하지만 면담이 끝난 뒤 대통령실은 “(두 사람이)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정이 하나가 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만 발표했다. 한 대표의 요청을 윤 대통령이 수용했는지 여부는 쏙 빠져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어제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4.1%로 역대 가장 낮았다. 다른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20%대 초반으로 떨어져 자칫 10%대까지 추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민심을 자극해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건의한 내용도 대부분 김 여사에 관한 것이란 점이 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대통령실이 과연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앞서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가 어제 국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 여사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대화 내용 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그는 2022년 6월 치러진 창원 의창 지역구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해 “(명씨 부탁을 받은) 김 여사가 공천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이 당선 후 명씨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이유는 “공천에 기여를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사실로 단언하긴 어렵다. 그렇더라도 김 여사가 영부인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점만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사건 선고를 앞두고 김 여사 의혹을 파고들며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 얘기까지 공공연히 나도는 지경이다. 윤 대통령이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가는 조기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등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 시간은 남아 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청을 숙고한 뒤 긍정적 답변을 내놓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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