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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김영선 전 보좌관 강혜경 "김건희 여사, 명태균이 대선 도와 김영선 공천 줬다"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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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 "명태균이 김 여사한테 돈 받아오겠다"고 언급
"김 여사가 공천 대가로 명태균 생계까지 책임지라"
명씨 "尹은 장님, 김 여사는 주술사"...무속으로 공감대
한국일보

필리핀·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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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2022년 대선 여론조사와 공천 개입 의혹 등이 담긴 명태균씨 통화 내용이 21일 공개됐다.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김영선 전 의원 보좌관이었던 강혜경씨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명씨와 통화 내용을 증언하고 녹취까지 공개하면서다. 강씨는 일부 김 여사의 육성을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명씨 주장이 과장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명씨 언급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 여사는 물론 윤석열 정권에 치명타가 불가피해 보인다.

강혜경 "김 여사, 여론조사 대가로 김영선 공천"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씨는 김 여사가 대선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개입했던 정황을 공개했다. 실제 강씨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23일 김 전 의원과의 통화에서 강씨는 "대통령 선거할 때 우리가 자체조사를 엄청 많이 했다"며 "김 여사한테 (명태균) 본부장이 돈을 받아오겠다고 저한테 (여론조사 비용) 청구서를 만들라고 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당시 들어간 여론조사 비용이 총 3억7,500만 원 정도라고 밝히면서, 명씨가 당시 윤 대통령 내외를 만나기 위해 탑승한 서울행 비행기표도 일부 공개했다.

강씨는 명씨가 상경해서 여론조사 비용 대신 김 전 의원의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아왔고, 김 여사가 배후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이날 법사위에서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상현 공관위원장이 힘을 합쳐서 창원 의창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었고, 김 여사가 공천을 준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명씨가 김 여사와 '이렇게 이렇게 일을 했다'라는 얘기를 수시로 저한테 해 왔고, 김 여사와의 통화 내용을 스피커폰으로 평소에 많이 들려줬기 때문에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김 여사가 힘을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강씨는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을 시켜 명씨 생계를 챙겼다는 주장도 했다. 강씨는 "(명씨가 김 전 의원의) 공천에 기여를 했고, 김 여사가 명태균과 자녀를 챙겨야 된다 생계 유지를 해줘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김 전 의원이 세비로 도와줬다"고 했다. 이어 그는 "김 전 의원이 세비를 받으면 제 계좌를 통해서 현금을 만들어서 명태균 대표한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지급됐다"고 밝히면서 해당 비용이 9,600만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강씨가 공개한 녹취록에서는 2022년 4월22일 명씨가 "박완수가 고맙다고 평생 잊지 않겠다고 전화왔다. 오래 살려고 박완수도 기도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네"라며 "평생이 기도야. 참나 환장하네"라고 언급한 부분도 나온다. 통화가 이뤄진 날은 박완수 경남지사가 당내 경선을 거쳐 국민의힘 경남지사 후보로 확정된 날로, 명씨가 박 지사 공천에도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대화다. 강씨는 이날 박 지사 및 윤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등 명씨와 '거래'를 했던 정치인 명단 27명도 공개했다.

강혜경 "김 여사 '오빠'는 윤 대통령"


강씨는 최근 논란이 됐던 김 여사의 '오빠'가 윤 대통령이라고도 주장했다. 강씨는 이날 2022년 재보선 당시 김 여사가 "오빠한테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라고 명씨와 통화한 음성 녹음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가 "윤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2021년 6월 당시 유력 대선주자였던 윤 대통령 대변인을 맡았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열흘만에 사퇴한 것과 관련, 강씨는 "(명씨가) 두 사람이 많이 부딪힐 것이라고 얘기했고, (김 여사가) 바로 사퇴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김 여사와 명씨 사이에 무속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강씨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르는 무사, 김 여사는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주술사"라며 "(김 여사는) 예지 능력이라든지 주술 능력은 있지만 밖으로 나가면 안 되고 장님 어깨에 올라타서 주술을 부리라는 의미로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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