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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겨울 나그네' 권위자 이안 보스트리지 "매 공연 새로운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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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연장서 한국 관객과 소통"…25일 예술의전당서 고토니와 협연

연합뉴스

이안 보스트리지
[서울국제음악제사무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겨울 나그네'는 수없이 무대에 불렀지만, 매번 새로운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영국의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60)는 이 시대 최고의 리트(독일 가곡) 성악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음악가다. 특히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권위자로 통한다. 2016년 한국어 번역본으로도 출간된 그의 저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는 13개 언어로 출판된 베스트셀러다.

'노래하는 인문학자'로 불리는 보스트리지는 독특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철학 및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보스트리지는 1990년 스물아홉살에야 뒤늦게 노래 자질을 발견하고 성악가의 길을 결심했다.

1993년 런던 위그모어홀 데뷔 무대를 대성공으로 이끌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1996년 하이페리온 레이블에서 발매한 첫 음반인 슈베르트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로 그라모폰 솔로 보컬상을 받았고, 1998년 발표한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 음반은 그라모폰 베스트 솔로 보컬상을 수상하는 등 주요 음반상을 석권했다. 그동안 그래미상 후보에 무려 15차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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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보스트리지(왼쪽)와 랄프 고토니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이안 보스트리지(왼쪽)와 랄프 고토니가 21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10.21 hyun@yna.co.kr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겨울 나그네' 공연을 선보인 보스트리지가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또 한 번 슈베르트로 변해 무대에 오른다. 이번에는 핀란드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랄프 고토니(78)와 선율을 맞춘다.

공연을 나흘 앞둔 21일 서울 서초구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스트리지는 '겨울 나그네'에 대한 변하지 않은 애정을 마음껏 드러냈다.

'슈베르트의 독일 가곡 중 최고의 곡'이라며 '겨울 나그네'를 치켜세운 보스트리지는 이번 공연이 600석 규모의 실내악 전용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점에 특히 의미를 뒀다. 그는 "소규모 공연장은 특히나 관객과 소통하는 느낌이 강해 매 공연 새로움을 많이 느낀다"면서 "한국에 방금 입국해 목 상태가 안 좋은데 공연마다 이런 불확실성이 있는 것도 흥미롭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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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보스트리지
[서울국제음악제사무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겨울 나그네'는 사랑에 실패한 청년이 외로운 방랑의 길에서 죽음에 대한 상념에 뒤덮였다가 우연히 만난 동반자와 함께 역경을 이겨낸다는 내용이다. 예고 없이 찾아온 비극적인 절망을 초월하는 인간의 의지를 그린 작품이다.

수많은 독일 가곡 중에서 약 200년 전에 작곡된 '겨울 나그네'가 여전히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

보스트리지와 함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고토니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이 녹아있는 곡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람이라면 모두 다 힘든 순간을 겪었기 때문에 공감하기 쉬운 곡"이라면서 "삶과 죽음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의미를 찾아 나아가는 곡이기 때문에 200년이 지난 지금도 공감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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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고토니
[서울국제음악제사무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두 사람은 이처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서 덕분에 까다로운 독일어 장벽도 '겨울 나그네'의 가치를 훼손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보스트리지는 "나도 처음에는 독일어를 잘 못해 가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음악이 지닌 소리와 감성을 이해하면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토니도 "미리 가사를 공부한 관객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도 많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 작품일까 궁금해하며 음악을 들으면 어느새 인사이트(통찰)가 쌓여 작품의 진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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