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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편의점 바로 앞이 차도인데 경사로 설치?…점주들 "사고 나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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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대법원으로 간 '한뼘의 장벽']④

[편집자주] 누군가엔 한뼘에 불과한 문턱이 어떤 이에겐 매순간 극복해야 하는 장벽이다. 흉내만 낸 경사로에 쩔쩔매는 유아차와 노인, 휠체어를 보면서 우린 어느 만큼의 사회적 비용을 감내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진다. 대법원이 이 문제를 두고 3년만에 공개변론을 연다.

머니투데이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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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로를 설치하려면 한 달 수익을 모두 쏟아부어야겠지요. 부담은 되겠지만 소상공인 입장에서 계속 영업하려면 어쩌겠어요."

지난 20일 정오께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 점장 A씨(50대·남)는 '편의점 앞 경사로 설치가 전면 의무화되면 따를 것인지 묻는 말에 "폐업도, 시위도 할 생각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소수를 위해 감내할 부분이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이 주변 땅값이 평당 수천만 원에 이르는데 경사로 하나 들어서는 땅값 생각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평소 편의점에 장애인이 방문하면 버선발로 마중 나간다고 했다. A씨는 "편의점 앞에 휠체어가 서면 뛰어나가 돈이나 카드를 받고 가게에 들어와 상품을 직접 가져다드린다"며 "휠체어를 안에 들이는 것보다 쉽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애인이 편의점을 방문하는 일은 생각보다 흔치 않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그가 운영하는 편의점을 휠체어를 타고 찾는 손님은 외국인 관광객 뿐이다.

A씨는 "편의점이라는 게 걷다가 생각나면 잠깐 들어오는 업종이다 보니 장애인분들이 애용하는 시설이 아니다"라며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물품은 요즘 인터넷으로 다 배송이 되니 방문할 일이 없다"고 했다.

A씨는 오히려 경사로가 설치되면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편의점이 보통 차도 바로 앞에 접해 있어서 경사로가 설치된다면 더 위험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든다"며 "나라에서 지정한 각도로 경사로를 만들 공간이 안 나와서 가파른 각도의 경사로를 만들면 내려갈 때 미끄러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만약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바로 차도로 떨어진다"며 "이런 점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했다.

2022년 관련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편의점 운영사들은 신규 매장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CU는 2022년부터 지난 8월까지 50㎡ 이상의 매장 790개에 △경사로 492개 △내부벨 334개 △외부벨 416개를 설치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은 신규 매장 667곳에경사로를 설치했다. 설치된 매장은 모두 면적이 50㎡ 이상이었다. GS25는 총 217개 매장에 △경사로 59개 △도움벨 99개 △휠체어 진입로(슬로프) 59개를 설치했다. 이 중 50㎡ 미만의 소규모 매장 21곳도 포함됐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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