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3 (수)

이슈 오늘의 사건·사고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소송 막바지로…ECU 전문가 증언 나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급발진 의심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의 사고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차량 전자제어장치(ECU) 전문가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ECU 전문가가 법정에서 증언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만큼 이번 전문가 증인 채택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일보

지난 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 현장. 강릉소방서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박상준 부장판사)는 22일 도현이 가족 측이 KGM을 상대로 제기한 7억6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사건 7차 공판에서 원고 측이 신청한 박정철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앞서 도현이 가족 측은 지난 18일 전자제어장치(ECU) 결함에 의한 급발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 증인 신청을 요청했다. 박 변호사는 티볼리 차량에 장착된 ECU를 제조한 회사에서 5년간 근무한 ECU 시스템 엔지니어로 ECU 개발 경험과 ECU에 관한 전문 지식을 겸비하고 있다.

도현이 가족 측은 “박 변호사는 일반적인 전문가가 아닌 ECU 제조 업체에서 개발을 담당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다”며 “부품 간 상호 관계와 EDR 기록만으로 급발진 여부 등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 등을 과학적으로 증언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해 1월 소송을 시작한 이후 첫 전문가 증언이 이뤄지게 됐다. 도현이 가족 측이 줄곧 '급발진 사고가 ECU의 결함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주장해온 만큼 이를 뒷받침할 진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도현이 가족뿐만 아니라 급발진 의심 사고 소송에서 운전자들이 ECU 결함에 의한 급발진 가능성을 주장했으나, ECU 전문가가 법정에서 증언한 건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도 이번 전문가 증인 채택은 의미가 크다.

이에 KGM 측도 신속하게 전문가를 섭외, 도현이 가족 측의 의견을 반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10일 오후 3시 증인 신문을 진행하고, 법관 정기인사를 하기 전인 내년 2월께 선고하기로 했다.

도현이 아빠 이상훈씨는 “마지막 증인 신문을 통해 진실이 왜곡되거나 은폐되지 않고 명확히 규명되길 바란다”며 “급발진이 분명히 존재했음을 저희는 분명하게 증명해내고 싶다”고 했다.

이어 “경찰이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된 어머니(운전자)에 대해 재수사에서도 혐의 없다는 결론을 냈다”며 “어머니의 무거운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벗어드리고자 검찰에서도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