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애 장관 "광복 80주년 맞아 진행"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 독립기념관장
"1945년 광복 인정...일제 국적은 일본"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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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국가보훈부가 추진 중인 가칭 '국내 민족독립운동기념관(제2독립기념관)'을 "윤석열표 뉴라이트 기념관"이라고 맹폭했다.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답변 거부 입장을 뒤집고 "1945년 광복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22일 보훈부, 독립기념관을 대상으로 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는 '윤석열 정부의 친일 뉴라이트 역사관 인사' 등 역사 인식 공방으로 물들었다.
포문은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제2독립기념관 사업이 갑자기 9월 예산안에 포함됐는데 무리해서 추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천안에 이미 독립기념관이 있는데 왜 또 독립기념관을 추진하느냐"고 물었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내년) 광복 80주년을 기해 특별히 국내 독립운동을 주목하고 진행하는 과정"이라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제2독립기념관이 결국 '이승만 기념관'의 일환이라고 몰아붙였다. 올해 3.1절 경축사에서 윤 대통령이 "외교와 교육, 문화 분야 등 모든 독립운동의 가치가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 것에 대한 '코드 맞추기'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김 관장이 이끌던 '대한민국 역사와 미래' 재단이 이승만 연구자 등이 대거 참여한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 재조명 및 선양 홍보 방안'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는 점, 지난 8월 김 관장이 독립기념관장에 취임한 이후 9월 갑자기 '국내 민족독립운동기념관' 예산이 편성돼 국회로 제출됐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국민 정서 때문에 이승관 기념관을 만들지 못해 가칭 국내 민족독립운동기념관을 졸속으로 만드는 것은 친일 논란이 있는 사람들을 기념하기 위해 '윤석열표 뉴라이트 기념관'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장관은 이에 "새로운 독립운동기념관은 이승만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역시 "국내에서 학교나 유치원을 설립하고 물산장려운동을 한 분들을 기리는 것도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후세 교육을 하는 데 중요하다"고 지원사격했다.
2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부, 독립기념관 등의 국정감사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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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관장은 두 달 전 한국이 1945년에 광복됐다는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인정한다"고 답했다. 다만 "공직자 입장에서는 우리 정부의 (식민지배 원천무효) 정책을 존중하지만, 개인적 입장은 이 자리에서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해석의 여지를 뒀다. 김 관장은 앞선 8월 정무위 전체회의에서는 같은 질문에 "관장 자격으로 얘기하라면 그 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답을 거부했었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 국민) 국적이 일본 국적이라는 것이 역사학자로서 학문적 소신'이라 이해하면 되느냐"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질문에는 "예"라고 답했다.
김 관장은 평소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돼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는 견해를 표명해왔다. 이에 광복회 등은 김 관장이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인사'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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