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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퇴직하는 50대 은행원들…연봉 절반 깎고 ‘여기’로 간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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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무 갈수록 복잡해지는데
고숙련 인력은 56세 희망퇴직
재취업 범위 확대해 인력 수혈


매일경제

사진과 기사는 관련없음. [사진 = 연합뉴스]


“은행 업무가 점점 전문화하고 복잡해지는데 현장 업무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은 단기간 내 육성하기 쉽지 않습니다. 계속 고용 흐름까지 강해지고 있어 은행권 퇴직자들의 재취업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요.” (KB국민은행 현장팀장 A씨)

금융권 정년은 법정 정년인 만 60세다. 하지만 고임금 구조에 56세부터 임금피크제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 때 대체로 희망퇴직을 신청해 더 많은 퇴직금을 받고 회사를 그만둔다. 하지만 금융과 같은 전문 분야에서 20~30년을 일한 고급 인력이 50대에 커리어를 마무리하며 경험이 단절되는 데 따른 아쉬움이 크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 위주로 다양한 분야에서 퇴직자를 재고용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통상 은행권에서는 재취업할 때 감사를 맡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이제는 자산관리 분야로 대폭 확대됐다. 재취업한 경우 급여는 현직의 40~50%선이어서 은행으로서도 인건비를 훨씬 덜 들이고도 우수 인력을 쓸 수 있어 ‘윈-윈’이다.

KB국민은행은 계속 고용 확대 흐름에 맞춰 회사를 나간 후 1년 이상 지난 희망 퇴직자를 대상으로 재취업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퇴직자 전문성을 따져 본점과 영업점에서 자금 세탁방지나 여신관리, 자산관리 부문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업무가 다양해지고 있는데 퇴직자들의 숙련된 업무능력과 노하우, 검증된 조직 적응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수요가 동시에 강해지고 있다”며 “퇴직직원 재채용 제도가 적용되는 직군을 계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퇴직 지원 프로그램을 투트랙으로 운영 중이다. 먼저 퇴직 후에도 관리전담 계약인력으로 재채용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수십년간 은행에서 쌓은 전문성을 활용해 내부통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영업점에서 발생하는 일일 거래를 점검하고, 현장 감사에도 투입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234명이 퇴직했는데, 이 중 134명이 퇴직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재채용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종으로 전환해 제2의 인생을 꾸리는 데 도움을 주는 조직인 ‘신한경력컨설팅센터’도 따로 꾸렸다. 취업과 창업 컨설팅은 물론 각종 증명서 발급, 경조사 정보 제공 역할도 한다.

하나은행은 임금피크제 기간에 퇴직한 인력 중 일부를 여신관리, 전담감사, 심사 부문에서 재채용하고 있다. 해당 부서에서 일하는 전문역 중 50~60%가 재채용 인력이다.

다만 퇴직자 재취업 제도를 활용해도 법정 정년(60세)를 넘어 계속 일할 수는 없다는 점은 한계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정 정년 넘어서까지 계속 고용이 가능하려면 제도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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