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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꽈광, 펑' 대남 확성기 소음 고문 '이러다 미치겠다'"…김동연 "방음세시 곧바로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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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동·민북 마을 주민과 긴급현장 간담회…마음안심버스 투입, 주민 쉼터 마련
대북 전단 살포 제보시 바로 출동 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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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파주 캠프그리브스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을 겪고 있는 파주 대성동 마을주민과 긴급 현장간담회를 갖고, 방음창 설치, 마음안심버스 투입 난청 치유, 주민 쉼터와 임시 숙소 마련 등 주민지원방안을 발표했다./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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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수원=진현권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파주 캠프그리브스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을 겪고 있는 파주 대성동 마을 주민들과 긴급 현장간담회를 갖고, 방음창 설치, 마음안심버스 투입 난청 치유, 주민 쉼터 및 임시 숙소 마련 등 주민지원방안을 발표했다.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에 위치한 대성동 마을은 51세대 135명이 거주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주민 A씨는 "죄인도 잠은 재울 것 아니냐. 우리는 죄인보다 더 하다. 너무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주민 B씨는 "완전히 지옥 같다. 저희는 초중고 학생들이 있다. 부모는 지금 중증 환자다. 병원 갔다 오면 쉬어야 하고, 아이들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런 걸 할 수 없다. 동네 어르신들은 (확성기에서 나오는) 비행기 뜨는 소리에 전쟁 났다고, 피난 가야한다는 분도 계시다"고 했다.

주민 C씨는 "대성동 주민 다 미칠 것 같다. 이러다가 진짜 미치겠다. (대남 확성기 소리에) 전쟁이 나는 줄 알았다. '꽈광, 펑' 하면서 시작을 하는데…밤에는 짐승, 굉음소리. 이게 9월 28일부터 시작한 거다. 한 달 동안 이 고문을 받고 산다고 생각해 보시라. 고통스러운 암흑세계다. 일주일 동안 잠 하나 못 자고…그래서 귀마개를 착용했는데, 근 20일 하니까 염증이 생겼다. 트라우마가 생겼다. 지사께서 저희 좀 살려주시라. 저희도 대한민국 국민 아니냐. 잠 좀 자게 해 달라. 사람답게 평범한 일상을 원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김 지사는 눈시울을 붉히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한 뒤 현장에서 대성동 마을 51가구에 대한 방음창 설치 등 세가지 즉석 지시를 내렸다.

지시 내용은 △방음 새시를 대성동 마을 51가구에 설치(방음창, 방음문)할 것 △건강검진 차량과 '마음안심버스'(트라우마 검사 및 진료용) 2대바로 투입해 주민들 '마음의 병'과 난청 등을 치유해 드릴 것 △탄현 영어마을에 주민 쉼터와 임시 숙소(그래도 힘든 주민 대상) 마련할 것 등이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방송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대성동 마을 주민들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해결방안이다.

앞서 민북지역 마을(통일촌, 해마루촌) 주민 간담회에서도 주민들이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통일촌 주민 D씨는 "대북전단 살포와 대북방송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악화될 경우 안보 관광이 중단되고 원점 타격 등으로 오발시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니 탈북단체 등의 대북전단 살포 시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건의한다"고 말했다.

해마루촌 주민 E씨는 "우리 남측에서 대북전단지를 날리게 되면 여기 주민들은 굉장히 불안함을 느낀다. 왜냐하면 북한 쪽의 포병 사단들이 전부 다 즉각 사격 준비 태세를 하고 있는데 풍선을 날리면 아무 것도 아닌 일 가지고 전면전이 벌어질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먼저 피해를 볼 수 있는 게 접경지역 주민이다. 강력하게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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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오전 캠프그리브스에서 열린 대남 확성기 소음피해 주민 긴급현장 간담회에서 민북 마을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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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 지사는 배석한 도 간부들에게 "시간 끌지 말고, 당장 내일이라도 (방음 새시) 공사를 해서 최단기에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

또 김 지사는 오후석 도 행정2부지사에게 "파주시청에 비상상황실을 설치해 상주하면서, 특별사법경찰관들을 진두지휘하고, 오늘처럼 현장에서 바로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대성초등학교에 대한 방음 새시 등의 지원 방안은 경기교육청과 대화해서 찾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김 지사의 현장 지시에 주민들은 "무거운 마음이 내려앉는 것 같다"(A씨), "너무 감사하고 응어리가 풀어지는 것 같다"(B씨), "말만으로도 위안이 된다"(C씨)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주민이 김 지사에게 "우리 좀 안아주세요"라고 하자, 김 지사는 주민을 꼭 얼싸안았다.

김동구 대성동 이장은 "방음 새시를 설치하면 생활소음 이하인 30dB 정도(현재는 80dB 안팎)로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지사는 "튼튼한 안보를 중심으로 하되, 북한과 대화와 타협을 하면서 전단 날리는 것은 막아야 하는데 정부가 오히려 대북관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저희 경기도는 이를 계속 비판해 왔지만, 앞으로도 중앙정부에 제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대북전단지를 북한으로 보내지 못하게 해달라는 주민들의 건의에 "제가 할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제재하겠다"고 답변했다.

기이도 도 특별사법경찰단장은 "김동연 지사님이 파주 연천 김포를 위험지역으로 설정한 만큼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해칠 수 있는 불법행위에 대해선 강력하게 제지할 것"이라며 "대북전단 풍선이 올라갈 수 있는 세곳의 거점지역 76개소를 경찰과 특사경이 주야로 거의 24시간 순찰을 돌고 있다. 주민들이 추가로 112로 제보를 주시면 저희가 바로 출동해서 제지하겠다"고 강조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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