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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김건희 여사 "시세조종 알지 못했다"···검찰 "金은 일반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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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불기소 결정서에서 "비합리적 거래 아냐"

"시세 조종 사실은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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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회사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주식에 투자했을 뿐 시세 조종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검찰의 불기소 결정서에 따르면 김 여사는 법원에서 이틀에 걸쳐 통정거래가 이뤄졌다고 인정된 계좌에 대해 주식 매도 기회라고 스스로 판단했고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측의 지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권 전 회장과는 기업 경영인과 투자자의 관계로, 경영인을로서의 권 전 회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도이치모터스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투자한 사실이 있을 뿐 권 전 회장 등이 시세조종을 하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권 전 회장이 소개한 주식 전문가들에게 증권 계좌를 일임한 적이 있지만 시세 조종에 공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2007년 12월 구 도이치모터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2억원 상당의 주식을 배정받은 뒤 2009년 5월 21일 모두 매도했다. 같은 달 19일에는 권 전 회장이 운영하던 두창섬유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 8억 원어치를 블록딜로 인수해 한 달 간 모두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이후에도 본인이 직접 운용하거나 투자를 일임한 6개 계좌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계속 거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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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김 여사는 상장사 대표인 권 전 회장을 믿고 초창기부터 회사 주식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 관련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인 김 여사로서는 권 전 회장이 주포와 선수들을 모아 시세 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김 여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김 여사의 여러 계좌에서 시세 조종 주문이 제출됐다는 것만으로 김 여사가 시세 조종에 공모하거나 협조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또 김 여사의 가담·방조를 입증할 자료가 없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라는 입장이다.

1차 주가 조작의 주포인 이 모 씨에게 운용을 일임했던 김 여사의 신한투자증권 계좌에 대해서는 “증권사 직원에게 구체적인 매수 수량·가격 등을 결정할 어느 정도의 재량이 있었고, 해당 직원도 시세조종성 주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면서 “김 여사는 매매 결과를 사후 보고 받았을 뿐”이라고 적었다.

김 여사가 직접 운용했다고 진술한 대신증권 계좌에 대해서는 “권 전 회장 등으로부터 주식 매도에 관한 사전 연락이나 요청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김 여사가 시세 조종 등 범행에 가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대신증권 계좌에서 지난 2010년 10월 28일과 11월 1일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10만 주와 8만 주를 각각 매도했는데, 일부 매도 주문은 주가 조작 일당이 문자를 주고받은 지 7초 만에 나오기도 했다. 이에 권 전 회장 등의 1·2심 재판부는 이 거래가 통정매매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여사는 검찰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량과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보고 매도 기회라고 판단해 증권사 직원의 조언을 받고 스스로 매매를 결정했을 뿐이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시기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상승세였던 점을 들어 “설령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으로부터 매도 요청을 받고 18만 주의 매도 주문을 제출했다고 하더라도 이례적인 정도로 비경제적이거나 비합리적인 거래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더불어 “18만 주 매매는 (주가 조작 세력 사이에) 주가 상승 없이 대량의 주식 물량을 이전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거래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유민 기자 ym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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