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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해리스 “트럼프는 파시스트…히틀러 들먹이는 건 아주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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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3일 관저에서 “트럼프는 파시스트”라는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인터뷰 내용을 두고 기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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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막바지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히틀러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에 이어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자신들이 모신 대통령을 파시스트라고 정의하자 상대를 부적격자라고 주장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적극 호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23일 워싱턴 관저에서 예정에 없던 연설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재적이고 파시스트적인 인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는 갈수록 제정신이 아니고 불안정하다”며 “그가 두 번째 임기를 맞는다면 그의 성향과 행동을 붙들어주는 가드레일 역할을 하는 켈리 같은 인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켈리 전 실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악의 충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 연설을 한 것은 전날 보도된 켈리 전 실장의 인터뷰 내용을 확산시켜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는 1주일 전부터 상대는 대통령 부적격자이고 파시스트적인 인물이라며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해왔는데 마침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 꼭 들어맞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켈리 전 실장은 인터뷰에서 “전직 대통령(트럼프)은 극우의 영역에 있고, 독재적이고, 독재자들을 존경한다”며 “그는 확실히 파시스트의 일반적 정의에 들어맞는다”고 했다.



해병대 대장 출신인 켈리 전 실장은 같은 날 보도된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왜 당신은 독일 장군들처럼 될 수 없냐”며 “그들은 히틀러에게 전적으로 충성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히틀러는 좋은 일도 좀 했다”고도 말했다고 털어놨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히틀러를 들먹이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고 대단히 위험하다”며 “이런 언급은 트럼프가 실제로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증거를 미국인들에게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이날 저녁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서 시엔엔(CNN)이 주최한 타운홀 행사에서도 상대를 파시스트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부의 적”을 제압하기 위해 군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연일 비판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5일에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을 파시스트라고 규정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휘하에 있던 고위 장성 출신이 그를 파시스트라고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언론인 밥 우드워드는 최근 발간한 책에서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철저한 파시스트”이고 “이 나라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상대를 독재자, 파시스트로 규정하고 나선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일 일주일 전인 29일 백악관 앞 잔디 공원인 엘립스에서 선거운동 총정리 연설을 할 예정이다. 엘립스는 2021년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연설해 의사당 난동 사건을 촉발한 곳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 장소를 택한 것은 ‘민주주의 수호자 대 파시스트’의 승부로 선거를 규정하려는 뜻인 셈이다.



한편 켈리 전 실장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성명을 내어 “지어낸 얘기”라며 “켈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제대로 모시지 못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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