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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힙합 대통령’ 에미넘, 해리스 지지 선언…경합주 표심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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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2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행사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에미넘.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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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안녕하십니까!”(Detroit! What up doe!)



22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행사장에 익숙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계적 스타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래퍼 에미넘이 채 2주도 남지 않은 미국 대선(11월5일)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힘을 실으려고 연단에 선 것이다.



디트로이트 빈민가에서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딛고 입지전적인 성공을 이룬 에미넘은 지금도 미시간에 사는 토박이다. 뉴스위크와 포보스 등 미국 언론들은 대선 결과를 좌우할 북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3대 경합주 가운데 하나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미시간 표심에 에미넘의 막판 ‘지지 선언’이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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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래퍼 에미넘이 22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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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등장한 에미넘은 “오늘 중요한 몇 가지 이유로 이곳을 찾았다. 여러분들이 아는 것처럼 디트로이트와 미시간은 내게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고, 선거가 다가올수록 우리에게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에미넘의 역할은 연사로 나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소개하는 것이었지만, 투표 독려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발언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표현의) 자유와 다른 많은 것들이 보호·유지되는 이 나라의 미래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에미넘의 소개를 받고 등장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에미넘의 히트곡 ‘루즈 유어 셀프’(lose yourself)를 즉석에서 부르며 화답했다.



에미넘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해 온 대표적인 연예계 인사 가운데 한 명이다. 에미넘은 전쟁 위협을 높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친 언변과 인종차별적 인식을 디스(비판) 하는 곡을 여러 차례 발표했는데 2017년 10월 열린 벳(BET) 어워드 시상식에서 선보인 랩 비디오 ‘스톰’(폭풍)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핵 홀로코스트를 일으킬 가미카제”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트럼프가 내 피를 끓게 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실현될 수 없는 꿈을 팔고 있다”며 탄핵당하길 희망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의 주된 팬덤은 백인 남성 노동자 계층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과 겹치지만, 에미넘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다만 공개적으로 드러내 온 ‘반트럼프’ 성향에도 불구하고, 에미넘이 그동안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과는 거리를 둬 왔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관심은 에미넘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이 백중세인 미시간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로 모인다. 미시간은 1992년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뽑을 때만 해도 민주당 우세지역(블루월)이었지만,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견인하며 이변의 중심이 되었다. 2020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최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딱 붙어 있다.



21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와 조지메이슨대 샤스쿨의 경합주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49%)은 트럼프 전 대통령(47%)에 2%포인트 앞섰다. 뉴스위크는 에미넘이 이번 지지 행사에서 공연을 선보이진 않았지만, 그의 등장과 지지는 선거 격전지 가운데 하나인 미시간 유권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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