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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美대선 카운트다운 돌입…'두 개의 벨트'가 승부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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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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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인가 도널드 트럼프인가. 미국 대통령 선거(투표일 11월 5일)가 카운트다운에 돌입했지만 판세는 막판까지 안갯속이다.

미국의 대선은 전국에서 한표라도 더 득표한 후보가 당선되는 한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국 대통령은 전국 득표율과 무관하게 주(州)별 인구에 비례해 할당된 선거인단 총 538명 중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당선되는 독특한 간접선거제로 선출된다. 매번 승자가 달라지는 경합주(swing state)에 의해 당선이 좌우되는 이유다.

이번 선거의 경합주는 7곳이다. 3곳은 제조업 쇠락과 함께 ‘러스트 벨트(rust belt)’로 불리는 북부 오대호 인근의 펜실베이니아(19명)·위스콘신(10명)·미시간(15명)이고, 다른 4곳은 ‘선벨트(sun belt)’로 불리는 서남부 국경 인근의 애리조나(11명)·네바다(6명)와 동남부 노스캐롤라이나(16명)·조지아(16명)다.

중앙일보

김영옥 기자


선거 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지난 23일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을 종합해 산출한 7대 경합주별 평균치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 앞서고는 있지만 오차범위 내여서 우위를 장담하기 어렵다. 해리스 부통령과의 격차는 ▶펜실베이니아(0.5%포인트) ▶미시간(0.2%포인트) ▶위스콘신(0.1%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0.5%포인트) ▶애리조나(0.8%포인트) ▶네바다(1.6%포인트) ▶조지아(2.4%포인트) 등 그야말로 ‘깻잎 한 장’ 차이다.

미국의 선거 분석 사이트 ‘270투윈(270towin)’이 주별 여론조사 등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해리스와 트럼프는 현재 각각 226명과 21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별로 승리가 확실한 곳을 비롯해 ‘우세’ 주와 ‘박빙 우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합친 숫자다. 이를 기준으로 해리스와 트럼프가 당선을 확정짓는 ‘매직넘버’(270명)까지 추가로 필요한 선거인단은 각각 44명과 51명이다. 그리고 7개의 경합주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해리스와 트럼프가 승리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각각 20개와 21개에 달한다.

중앙일보

김주원 기자



지난 7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물러난 이후 등판한 해리스는 짧은 기간 안에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10월 들어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하기 시작했고, 선거 막바지로 가면서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가 사라졌다. 지난 13일(현지시간) NBC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두 후보의 지지율은 48%로 동률을 기록했다. 급기야 21일 공개된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대선 예측 모델에선 트럼프가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과반인 276명을 확보해 당선될 거란 관측을 내놨다.

현 시점에서 미국의 대선 향배를 가를 숫자로는 ‘60’과 ‘47’이 꼽힌다.

먼저 투표율이 60%가 넘을 경우 민주당에 유리할 거란 관측이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전국 지지율에서 트럼프 당시 후보를 5%포인트 이상 앞서면서 당선이 유력해보였지만 결국 낙선했다. 당시 최종 투표율은 55.7%였고, 당선을 낙관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에 나서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0년엔 우편투표 등 기록적 사전투표에 힘입어 투표율이 66.9%를 찍었다. 보통선거가 확립된 1920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4년전 선거의 승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었다.

민주당 결집이 투표의 결과를 좌우하게 된 원인은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이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 트럼프는 ‘콘크리트’로 불리는 강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표의 확장성에 한계를 보이는 후보로 평가된다.

중앙일보

신재민 기자


실제 트럼프는 지난 2차례의 대선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총결집하는 방식의 선거운동을 펼쳤고, 각각 45.9%와 46.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트럼프는 오히려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2020년 대선에서 낙선했는데, 트럼프의 입장에선 성공적인 선거를 이끌고도 상대 진영이 더 강하게 결집하면서 재선에 실패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미국 정가에선 만약 트럼프가 기존에 기록했던 득표율의 ‘한계’를 깨고 47% 이상의 득표율을 거둘 경우 민주당의 결집과 무관하게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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