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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이슈 국방과 무기

尹 "우크라 살상무기 지원, 북한군 활동에 따라 검토"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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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한·폴란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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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4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우리는 대원칙으로서 살상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빈 방한 중인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진행한 공동언론발표에서 “러·북 협력에 기해서 북한이 특수군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한다면 저희가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또 한반도 안보에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 놓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공개 발언 중 가장 강도가 센 발언이었다. 정부는 22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개최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에서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인 대응조치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며 “단계별 시나리오를 보면 방어용 무기 지원을 고려할 수 있고, 한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마지막에 공격용까지도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당시 ‘살상용 무기’라는 용어 대신 ‘공격용 무기’라는 표현을 썼었다.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서도 북한군 파병 문제는 비중 있게 다뤄졌다.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과 도발, 그리고 러시아와의 불법 군사협력을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다”며 “특히, 유엔 헌장과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한반도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로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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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아가타 코른하우저 두다 여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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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다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폴란드가 가진 우크라이나 전장 상황과 러시아의 침공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서방 입장에선 전쟁의 최전선이다. 개전 초기부터 군사 원조를 해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지난해 “한국 정부가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우회 지원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양국 대통령은 이처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밀착과 관련한 공동 대응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지원과 재건에 공조를 확대키로 했다. 두다 대통령의 방한은 지난해 7월 윤 대통령의 폴란드 국빈급 공식 방문에 대한 답방이자, 11년 만의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이다.

양국은 또 2022년 사상 최대인 442억달러(약 60조원) 규모로 체결한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FA-50 공격기 등 무기체계 수출 총괄계약의 원활한 이행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지난해 12월 K9 자주포 2차 이행계약(26.7억달러), 지난해 4월 천무 2차 이행계약(16.4억달러) 체결에 이은 연내 K2 전차 2차 이행계약(약 70억달러)의 성공적인 협상 타결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25일 귀국에 앞서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방산업체를 방문해 한국산 무기체계를 직접 살펴볼 두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한·폴란드 방산협력 관해 폴란드 군 통수권자로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며 “(K2 전차 등 한국산 무기를 운용하는 폴란드 군인들은) 한국산 무기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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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지난해 7월 폴란드 방문 때) 경제통상을 넘어 방산, 에너지, 첨단산업과 같은 전략 분야의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기로 약속한 바 있다”며 “양국은 청정에너지, 배터리, 미래차, 자율로봇과 생명공학을 아우르는 첨단 기술 전략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동남아 순방 귀국 이후 공개 활동을 하지 않던 김건희 여사는 이날 윤 대통령과 함께 국빈인 두다 폴란드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면담에서 김 여사 대외활동과 관련해 “꼭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가 아니면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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