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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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를 명목으로 야당 의원, 기자, 가족·지인, 변호사 등의 통신 자료를 광범위하게 조회했다는 이른바 ‘통신 사찰’ 논란에 대해 2심 법원도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2부(재판장 지상목)는 24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등이 공수처 통신 조회로 사찰을 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선고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공수처는 지난 2021년 이성윤 민주당 의원의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관련 공소장 유출 의혹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 기자, 가족·지인, 변호사 등의 통신 자료를 광범위하게 조회했다. 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고, 김태훈 한변 명예회장 등은 “사찰 행위는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다수의 선량한 일반 국민에게 위압감과 불안감을 불러왔다”며 2022년 2월 국가배상 소송을 냈다.

올해 2월 1심은 “공수처 검사가 전화번호 등 통신 자료를 수집한 것은 권한 남용이 아니다”며 한변 측 청구를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혐의 관련성이 소명된 사람의 직접적인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것은 수사를 위한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면서 “공수처는 혐의 및 대상자 관련성을 소명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통신 자료를 받았다”고 했다.

한편, 공수처는 이성윤 의원의 공소장 유출 사건을 2년 9개월간 수사했지만 “진상 파악이 어렵다”며 올해 2월 불기소 처분했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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