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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결혼 흔적 처분해 드려요"…'이혼대국' 된 중국 신 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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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구 대국'이던 중국이 '이혼 대국'이 됐습니다. 이혼이 크게 늘면서 결혼 사진 같은 것을 전문적으로 없애주는 업체는 물론, 이혼 기념 사진만을 찍어주는 업체까지 등장했습니다.

베이징 이도성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공장 한 켠에서 뭔가에 연신 스프레이를 뿌립니다.

모두 결혼 기념사진입니다.

이혼 등으로 처분이 난감해지자 전문업체에 맡긴 겁니다.

액자와 사진첩 등 과거가 담긴 모든 물건이 의뢰되는데, 무게에 따라 최대 4만 원 정도만 내면 됩니다.

[장모 씨/의뢰인 : 예전 혼인 관계가 끝나서 이 물건들을 집에 두기 불편했습니다.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야 하니 과거 물건을 처리하기 좋네요.]

행복했던 추억엔 이렇게 검은 칠이 더해졌습니다.

과거는 사진과 함께 대형 분쇄기 속으로 사라집니다.

잘게 조각난 기억은 대형 봉투에 담겨 폐기물로 처리됩니다.

이 업체엔 지난해 4월 사업을 시작한 뒤로 1만 건이 넘는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실제 의뢰한 사람도 3천 명이나 됩니다.

[류웨이/결혼사진 전문 파쇄업체 대표 : 고객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요. 처음엔 문의가 하루 몇 건 안 왔는데 현재 수십 건에서 100건씩 전화가 걸려옵니다.]

이혼율이 급증하는 중국의 현실입니다.

인구 1천 명당 이혼 건수는 2002년 0.9건에서 2019년 3.36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아시아 최상위권입니다.

정부가 이혼 숙려 기간을 강제한 2021년 2건대로 줄었다가 지난해엔 전년 대비 25% 증가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새로운 문화도 등장했습니다.

이혼식이나 이혼 기념 파티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혼 축하해!]

이혼 기념사진만 찍는 업체도 등장했습니다.

[이혼 기념사진 촬영업체 관계자 : 2000년대생 등 젊은 사람이 많습니다. 보통 여성이 의뢰하고 돈을 냅니다.]

이혼은 고령화 등과 더불어 중국 인구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결혼·출산 장려 정책에 집중해 온 중국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더우인 / 영상편집 김영선]

이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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