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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저축은행, 예금금리 '뚝'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자장사'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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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민간중금리대출 올 3분기 급증
금융권 벌어지는 예대금리차에 차주 부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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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기에 진입하면서 저축은행권에서 높은 이자율의 정기예금이 사라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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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금리 인하기에 진입하면서 저축은행권에서 높은 이자율의 정기예금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저축은행권 수신금리도 계속해서 낮아질 전망이다. 반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에 따라 대출 금리를 움직이기 어려운 실정이라 소비자들의 대출 이자 부담은 덜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저축은행들은 수신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4일 기준 3.65%로 집계됐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21일부터 정기예금(12개월) 금리를 연 3.75%에서 3.7%로 내렸다. 다올저축은행도 같은 날 정기예금 금리를 0.05%포인트 내렸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이달 정기예금 금리를 만기에 따라 0.03~0.08%포인트 인하했다. SBI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이달 초 연 4.3%의 이자를 제공했으나 현재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저축은행이 연말에 도래할 만기를 앞두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5개월 만에 증가세를 나타내며 현재 100조원대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 8월말 기준 100조9568억원으로 7월말(99조9128억원)과 비교해 한 달 만에 100조원대로 회복했다. 저축은행 수신잔액이 100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2021년 11월 이후 2년8개월 만이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이달 11일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향후 예금금리의 추가 조정도 예상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인하한 점은 저축은행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통상 저축은행은 타 업권에 비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출의 경우 중·저신용자가 많고,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아 대출금리에서 위험프리미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반면 예금은 금리 변화와 무관한 핵심예금 비중이 낮고 수신 경쟁이 높아 시장 금리 변동에 민감하다. 기준금리 인하 시 예금 금리가 즉각적으로 반응해 예대금리차가 확대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8일 '금리인하기 진입, 금융업권별 영향 점검'을 통해 금리 변동이 건전성 지표에 반영되기까지 약 1년에서 1년6개월의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가 저축은행 자산 건전성에 반영되는 시기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저축은행 업권이 내실경영에 초첨을 두고 사업을 운영해온 만큼 시중은행과의 예적금금리 부문에서 큰 경쟁력을 보이지는 못했었다"며 "최근에는 시중은행이 예적금 금리폭은 큰폭으로 낮추고 있는 반면 저축은행업권은 소폭 하락하기는 하지만 시중은행 대비로는 하락폭에 차이가 있어서 금리 경쟁력을 유지하는 선에서는 금리가 일정수준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치솟은 상태에서 이제 한 차례 인하된 것 뿐이기에 속단하긴 이르지만 저축은행 역시 수신을 기반으로 여신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이기에 기준금리의 변화라는 큰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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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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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은행권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0.57%로 전월(0.43%) 대비 0.14%포인트 확대됐다.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2조4827억원으로, 1년 전 대비 약 70% 급증했다.

저축은행업권의 경우 올해 하반기 금리 상한이 17.25%로 상반기(17.50%) 대비 소폭 하향 조정됐다. 다만, 신용점수 900점 초과 차주의 경우 평균 대출금리는 연 14.3%에서 15.3%로 1%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저축은행의 대출영업이 본격화될 것이란 진단도 있다. 금융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에 따라 대출 금리를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예대금리차에 따른 '이자 장사' 비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권의 경우 중저신용자분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금리가 당연히 시중은행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저축은행 업권은 전반적으로 상반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고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저축은행은 최고금리 상한을 두고 금리를 운용하고 있으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사이에 각종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며 "최근 수익성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을 겪고 있기에 저축은행은 이자장사와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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