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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수출 뒷걸음에 3분기 0.1% 찔끔 성장…무디스 “동력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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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24 부산 잡(JOB) 페스티벌’이 열린 24일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 앞이 입장하려는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올 2분기 이후 취업자 수 증가폭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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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뒷걸음질치면서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2.6%)는 물론 한국은행 전망치(2.4%)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이 주춤하면서 내수 시장 회복 불씨마저 사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24일 한은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보다 0.1% 늘었다. 역성장한 지난 2분기 성장률(-0.2%)보다 소폭 반등했지만, 3분기 예상치(0.5%)를 크게 밑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GDP 발표 직후 회의를 열고 “내수 회복 과정에서 수입이 증가하고 수출이 조정받으며 성장 강도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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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내수는 그나마 선방했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중심으로 반등해 전 분기 대비 0.9% 성장했다. 민간소비는 자동차와 휴대전화 소비에 힘입어 2분기보다 0.5%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석 달 전과 비교해 6.9% 증가했다.

성장률을 갉아먹은 것은 수출 영향이 크다. 수출은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0.4% 줄며 감소했다.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22년 4분기(-3.7%) 이후 처음이다. 수입은 기계와 장비 등 위주로 1.5% 늘었다. 순수출(수출-수입)이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평가하는 ‘성장기여도’는 -0.8%포인트로 나타났다. 수출이 성장률을 1%포인트 가까이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한은은 성장엔진(수출)이 식은 원인으로 정보기술(IT) 품목 성장 속도 둔화와 자동차 등 비(非)IT 품목 부진을 꼽았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엔 한국GM 파업,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영향으로 자동차와 2차전지 등 수출이 부진했던 데다 반도체 등 IT 수출 증가율도 2분기보다 낮아진 영향으로 성장률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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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인 2.4% 달성엔 빨간불이 켜졌다. 신 국장은 “산술적으로 4분기에 1.2%(전 분기 대비) 이상 성장해야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할 수 있다”며 “이달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2.4%를 밑돌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 회복세가 관건이다. 정부가 내수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점도 수출에 기대는 이유다. 올해 약 30조원에 이르는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수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12개월째 증가세를 띤 수출은 이달 들어 20일 기준(327억6600만 달러)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중국 경제가 5%대 성장에 비상이 걸릴 정도로 부진한 것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4일 “강력한 성장을 보였던 수출이 감소하면서 한국은 성장동력을 잃었다”며 “반도체 수퍼 사이클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험에 놓였다”고 경고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당분간 수출이 성장을 이끌긴 쉽지 않다”며 “내수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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