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전 분기보다 0.1% 성장하는 데 그쳤습니다. 내수는 조금 살아났지만, 수출이 부진하면서 역성장을 가까스로 피했습니다. 당초 한국은행이 내놓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0.5%에서 확 깎였습니다. 수출 증가를 예상했지만, 빗나간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전 분기보다 0.4%나 줄었습니다.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자동차 등 수출 물량이 감소한 결과입니다. ‘성장 엔진’인 수출이 식으면서 한국 경제가 위험에 놓였다는 경고(신용평가사 무디스)도 나왔습니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2.4%) 수정도 불가피해 보입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 1.2% 이상 성장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현 여건에서는 불투명합니다. 4분기 수출 회복이 관건인데, 낙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벌써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습니다. 내수 회복도 큰 기대를 하기 어렵습니다. 30조원에 이르는 ‘세수 펑크’ 예상 속에 정부가 내수 살리기에 재정을 투입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 1.3% ‘깜짝’ 성장했다가 2분기에 역성장(-0.2%)했습니다. 3분기에 살짝 삐끗해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면 ‘기술적 경기침체’에 들어섰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출장 중인 미국 워싱턴에서 화상으로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했습니다. 내수·민생 대책 집행에 속도를 내고 미국 대선, 주요국 경기 등 대내외 여건을 점검해 대응 방향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교과서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가 쌓이고 있습니다.

박현영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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