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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일본 10·20대 피해 늘어나는 알몸 사진 협박 '섹스토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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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토션에 노출된 일본 젊은 층 증가
피해 상담 월 20건→지난달 140건으로
"SNS업체, 성범죄 악용 못하게 걸러야"
한국일보

강원 춘천경찰서 관계자들이 지난달 26일 춘천 한림대에서 디지털 성범죄 처벌 규정 및 대처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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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0·20대가 '섹스토션'이라고 불리는 성범죄에 노출되고 있다. 젊은 층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로, 전문가들은 SNS 이용 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2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섹스토션 피해 상담을 받는 10·20대가 크게 늘었다.

섹스토션은 영어 단어 '성(Sex)'과 '갈취(Extortion)'를 합성해 만든 단어다. SNS를 통해 이성인 것처럼 접근해 친해진 뒤 피해자의 알몸 사진·영상을 요구하고 이를 이용해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본 비영리단체 파푸스에 따르면 섹스토션 상담 건수는 2022년 월 20~40건에서 지난 8, 9월 각각 97건, 139건으로 크게 늘었다. 일본은 상대적으로 섹스토션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다. 요미우리는 "사이버보안업체 노턴라이프락에 따르면 일본은 체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섹스토션 관련 메일·문자 유포가) 많은 나라"라고 전했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도 피해자 증가의 이유로 꼽힌다. 일본 아동가정청이 지난해 11, 12월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이용률을 조사한 결과 중학생과 고등학생 각각 79%, 97%로 조사됐다. 요미우리는 "SNS를 이용하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피해를 당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섹스토션이라는 개념이 알려지지 않은 점도 문제다. 일본 독립행정법인 정보처리추진기구가 2022년 스마트폰 이용자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섹스토션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6%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SNS업체가 범죄가 일어나지 않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모로 다케시 변호사는 요미우리에 "10대 피해자의 경우 금전적 피해는 물론 정신적 피해도 크게 받는다"며 "SNS업체가 계정 개설 시 개인정보 입력 의무화 등 SNS를 성범죄에 악용하지 못하게 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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