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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미 10년물 국채금리 5% 터치?…"대선 결과 선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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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국내 미 국채 장기물 투자자들을 불안에 빠뜨리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90bp(bp=0.01%포인트) 내린 4.201%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1.60bp 내린 4.066%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국채금리가 모두 4거래일 만에 하락했지만 여전히 지난 7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9월 16일 3.618%까지 하락한 이후 40여 일만에 58bp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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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기 미 국채금리 추이
인베스팅닷컴 캡처


미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는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선 양상이다. 국채금리와 국채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이 9천914억원인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는 지난 한달 간 6.20%, 시가총액이 1조6천890억원인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7.03% 각각 급락했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개인들은 국내 상장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기간 1천67억원을 순매수했다.

또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가 순매수 581억원, 'KODEX 미국30년국채타겟커버드콜(합성H)'이 459억원,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H)'가 408억원 등의 순매수를 보이며 10위권에 들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이 최근 한 달간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 국채 3X' ETF다. 순매수 규모가 1억3천600만달러(약 1천878억원)에 달한다.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금리의 3배를 추종하는 ET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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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캡처



미 국채금리는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 이후 오히려 올랐다.

지난달 16일 발표된 고용 지표가 반등을 촉발했다. 9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5만4천명 증가하며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5만명)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의 고용과 경기 상황이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인식이 연준의 추가적인 빅컷 기대를 급격히 약화시켰다.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면서 동시에 성장세를 이어가는 '노랜딩'(무착륙) 전망까지 부상했다.

지난 23일 공개된 연준의 10월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는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미국 내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담당 지역 중 대부분 지역에서 9월 한 달간 경제활동에 변동이 없었고, 2개 지역에선 다소 완만(modest)한 성장세가 보고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미 대선일이 다가오면서 미 국채시장에서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가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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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미국 대선 결과 예측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결과 예측 모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6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0eun@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관세 정책과 감세에 따른 대규모 재정적자가 국채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국채금리를 밀어 올린 것이다.

T.로우 프라이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아리프 후세인은 지난 21일 홈페이지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6개월 안에 5.0%를 테스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단기물의 금리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 미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로 인해 지속되는 국채 발행물량이 시장에 넘친다는 점, 연준의 양적 긴축이 주요한 국채 투자수요를 없앴다는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미국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지난 1일 뉴욕에서 열린 금융 콘퍼런스에서 미 국채에 대한 공매도가 현재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약 15~2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고 마켓워치가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 채권 거래가 끝나는 데 6개월이 걸릴지 6년이 걸릴 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남호 미래에셋자산운용 FICC ETF운용본부장은 "최근의 미 국채금리 급등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선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방향성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보다 트럼프 당선 시 좀 더 뚜렷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준의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 만큼 장기 투자자라면 대선 불확실성이 걷힌 뒤 금리인하 추이를 지켜보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3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일시적이라는 견해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근거들 중 하나로 선반영을 들었다. 2016년에는 대선 당일에도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을 기본 시나리오로 시장 참여자들이 생각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11월 초부터 한 달 반 동안에만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82bp나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2016년보다 높게 측정하고 있다는 것이다.트럼프 승리 확률이 반등하기 시작한 9월 중순부터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이미 59bp나 올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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