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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6년전 '영정사진' 먼저 찍은 김수미…"딱 봤을 때 웃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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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SBS '집사부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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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배우 김수미가 향년 75세 나이로 별세한 가운데 6년 전 방송에서 남긴 영정사진이 눈길을 끈다.

김수미는 지난 2018년 11월 18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멤버 이승기, 이상윤, 양세형, 육성재에게 영정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수미의 파격 발언에 깜짝 놀란 멤버들이 일동 침묵하자, 김수미는 "일반 영정사진이 아니고 아름답게 찍을 거다. 멋있게! 너희가 찍어준 걸로 진짜 영정사진 쓰겠다"고 설명했다.

멤버들이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김수미는 "진짜 찍어줘. 사진도 못 찍어주냐?"고 재차 부탁했다.

이후 멤버들은 김수미가 물색한 촬영 장소로 함께 향했다. 이때 이승기가 "저희가 어떻게 찍어드려야 하냐"고 묻자, 김수미는 "어느 장례식장에서도 볼 수 없는 영정사진을 원한다"고 답했다.

김수미는 "'죽을 때까지 사고 치고 가는구나'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슬픈 느낌은 아니다. (사람들이) 헌화하고 내 사진을 딱 봤을 때 웃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애도하는 자리가 아니라 추억하는 자리였으면 좋겠다. 너희가 찍은 것 중에 하나를 쓰겠다"고 강조했다.

선명한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김수미는 "칙칙한 옷 입고 할 필요 없다. 장례식장에 사진을 바꿔 놓을 거다. 명을 다 해서 갈 때 돼서 나이 많아서 가는 사진은 밝게 해도 괜찮다. 누구나 죽는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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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집사부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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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을 마친 김수미는 "너무 좋아서 오래오래 살고 싶다. 내일 바로 현상소에 맡겨서 그중에 하나를 영정사진으로 고르겠다"며 웃었다.

다음 날 김수미는 인화한 사진 중 어떤 것을 장례식장에 놓을지 고민했다. 모두 흰색 드레스를 입고 찍은 사진이었다.

두 장 중 고민하던 김수미가 "영정사진 두 개 놓는 장례식은 없지?"라고 묻자, 이상윤은 "그건 자기 마음이다"라며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다.

이에 김수미는 "그러면 두 개 놓겠다. 바닥에 누운 사진은 입구에 크게 놓고, 갈대밭에서 꽃 들고 찍은 사진은 제단 위에 두고 고인한테 절할 때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멤버들과 농담을 주고받던 김수미는 돌연 "근데 더 살고 싶다. 막상 죽는다고 생각하니까 오래오래 살고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를 들은 이승기가 "저희는 이 사진을 50년 후에도 보고 싶다. 어휴 너무 많나요? 50년 후면 저도 여든셋인데"라고 말해 김수미를 폭소케 했다.

또 김수미는 멤버들에게 갑자기 "자 조문해 봐. 한마디씩 해라"라며 영정사진을 세팅했다. 멤버들이 한 마디씩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눈시울을 붉히고 절을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김수미는 "난 기독교야. 가볍게 묵례해도 돼. 절 안 해도 돼"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마지막으로 김수미는 "막상 와서 너희가 조문하는 걸 보니까 굉장히 슬프다"면서 "문상 가면 아무 말 없이 꽃만 놓지 않느냐. 난 한마디 했으면 좋겠다. 나를 보고 말해주니까 참 좋았다"고 했다.

한편 김수미는 이날 오전 심정지 상태로 서울성모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인은 당뇨 등 지병에 따른 고혈당 쇼크로 알려졌다. 김수미의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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