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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일)

[책의 향기]방구석에서 한우물 팠더니 소설가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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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사이토 뎃초 지음·이소담 옮김/280쪽·1만6800원·북하우스

동아일보

일본 지바현에서만 30여 년을 살아온 저자는 방구석에서 루마니아어를 마스터했다. 온라인 문예지에 루마니아어로 된 엽편 소설도 발표했다. 이 책은 저자가 독학으로 생소한 동유럽 국가의 언어를 익히고, 책을 출간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에세이집이다.

4년간의 대학 생활을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로 보낸 데다 취업까지 실패한 저자의 낙은 영화 보기. 그중에서도 루마니아 영화 ‘경찰, 형용사’를 접한 그는 루마니아어에 홀딱 매료돼 버린다. 곧장 ‘오타쿠 기질’을 발휘해 루마니아어 독학에 도전한다. “마이너한 언어를 배우는 나, 완전 힙해….” 학습의 동력은 그저 약간의 자의식 과잉.

저자는 페이스북 프로필에 “루마니아를 좋아하는 일본인”이라고 적어놓고, 루마니아인 3000명에게 무작정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했다. 일종의 ‘루마니아 메타버스’를 만든 것. 그 결과 일본어를 좋아하는 루마니아인 ‘야미’ 등 다양한 친구들과 교류했다. 나아가 루마니아어로 쓴 소설을 ‘페친’들에게 공유하기 시작했다. 한 온라인 문예지의 편집장이 글을 읽고 호기심을 보인 끝에 그의 글은 2019년 4월 온라인 문예지에 게재됐다.

유머러스한 문체에 자연스레 녹아든 루마니아어에 대한 지식이 책의 흥미를 더한다. 저자는 2021년 크론병에 걸렸지만, 현재는 몰타어와 룩셈부르크어도 공부하고 있다. 좌충우돌 용감한 도전기를 읽다 보면 당장이라도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싶어진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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