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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보수'와 '친윤' 분리되기 시작…칼 가는 친한, '김건희 특검' 정국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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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기자(ilys123@pressian.com)]
칼 가는 한동훈계, '김건희 특검' 정국 시작됐다.

'김건희 특검'이 정국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결정적인 변곡점은 지난 21일 윤-한 회동으로 촉발된 여권 내부의 '내전'이다.

한동훈 대표는 당대표 경선에 나선 시점부터 일관되게 '김건희 특검 반대' 입장을 보여 왔지만, 윤-한 회동 이후 상황이 달라진 것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마침 유력 보수 언론이 '김건희 특검론'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을 역설한다. 특검을 통해 대통령 탄핵의 단초가 나올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특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아일보> 이기홍 대기자는 25일자 "피할 길 없어진 특검… 민심에 귀 막은 대통령이 자초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결국은 이 지경까지 왔다. ‘김건희 특검’을 피하기 어렵게 된 것"이라고 단호하게 주장했다.

이 대기자는 "윤 대통령의 극적인 인식전환이 없는 한 특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건희 이슈를 거부권에 의지해 계속 덮어 둔다는 것은 보수 전체의 공멸을 의미한다는 인식이 여권 내에 계속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물론 특검은 보수진영 전체에 커다란 질곡이 될 것이다. 특검의 칼날이 광란하듯 춤추며 밑바닥의 잔재물까지 다 들춰내다보면 탄핵 세력에 악용될 사안들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대기자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여사 특검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여사 문제를 이대로 덮어두면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리더십 관리에 치명적 걸림돌이 돼 국정 운영의 동력을 소진케 하고 보수정권 재창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특검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보수 진영 전체를 위해 야권의 탄핵 추진에 "악용될 사안들이 튀어" 나올지언정,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이제 보수 진영은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친윤계'를 자신들과 구분하기 시작했다.

한동훈 대표 진영에서도 움직임이 감지된다. 친한계인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친윤이 50명은 안 된다"며 "당의 분포도가 친한이 스물 몇 명, 친윤도 스물 몇 명, 가운데 지대가 한 60명 가까이 된다"고 주장했다. '친한계' 의원이 20명 안팎 수준이라면 대통령의 특검 거부권이 무력화되는 8석의 숫자보다 더 크다. 공개적으로 20며 표가 이탈할 수 있다는 경고에 다름 아니다.

실제로 한 대표는 '윤-한 회동'이 빈손으로 끝난 후 친한계 의원들을 소집해 세를 과시한 바 있다.

그리고 주목되는 것은 보수 야당인 개혁신당이다. '김건희 특검'에 미온적이던 개혁신당은 기존의 입장을 재정비하면서 김건희 특검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25일 논평을 내고 "대통령도 어찌하지 못하는 김 여사 문제를 특별감찰관 하나 임명한다고 해결될 것이라 보는 국민은 없다"고 주장하며 "한 대표가 진정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직접 법안을 발의해 굳게 닫힌 특검의 문을 활짝 열어야만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 대표 측이 곤란해 하는 것은 당에서 '한동훈식 특검법'을 발의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국민의힘이 특검법 중재안을 낸다는 것 자체가 윤 대통령과 '전면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보수 야당인 개혁신당이 '중재안'을 낼 경우엔 얘기다 조금 다르다. 친한계에서는 개혁신당의 '중재안'을 받아들이는 게 명분상이든 모양새든 나쁘지 않다. 공개적으로 개혁신당의 중재안을 지지할 순 없겠지만, 최소한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올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개혁신당은 '명태균 의혹'이 포함된 김건희 특검법 중재안을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 대표와 회동에서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 관련 여당 내 이탈표를 우려하자 "(국민의힘이) 헌정을 유린하는 야당 입장을 취할 경우, 나로선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말했지만 윤 대통령도 김건희 특검 통과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을 직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같은 발언을 한 후, 추경호 원내대표를 예정에도 없이 참모들과 만찬 자리에 곧바로 부른 것은 윤 대통령의 불안감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추 원내대표의 만찬 참석은 친한계를 자극했다. 그간 당내 역학구도에서 표면적으로나마 중립을 지켜온 원내대표가 '친윤계'로 넘어간 것으로 판단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친윤'과 '친한'계의 내전은 이미 시작됐다. 조만간 '김건희 특검법 정국'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프레시안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차담 장소인 파인그라스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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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기자(ilys123@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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