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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미용 기술 배우러 日 유학 갔는데...이제 ‘K미용실’ 수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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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일본 업체와 다양한 컬래버를 추진하고 있는 준오헤어. (준오헤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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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기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 유학을 가던 시절이 있었다. 국내 유명 현직 헤어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중 상당수가 젊은 시절을 그렇게 보냈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이제 상황은 거꾸로가 된 듯하다. ‘K미용실’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준오헤어’가 그 선봉장이다. 준오헤어가 한국에서 K미용 트렌드를 선보이는 ‘헤어쇼’에는 한국인보다 일본 등 외국인들이 더 많이 참가(올해 4월 약 1200명)할 정도다.

여러 일본 기업은 기술·노하우 전수를 위해 먼저 손을 내밀고 있기도 하다. 준오아카데미 강사들이 최근 일본 점유율 1위 염모제 회사 호유가 주최하는 ‘룩앤런’ 세미나에 초청받아 강연을 진행했는가 하면 올해 5월에는 일본 CCC그룹과 사업 제휴 MOU도 체결했다.

아예 로열티를 내고 ‘준오헤어’ 일본 내 사업권을 사간 곳도 있다. 일본 쉐논(CHAINON)헤어는 준오헤어와 올해 10월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 오사카와 후쿠오카 등지에 준오헤어 간판을 단 매장을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K뷰티·패션 전유물로 여겨진 팝업도 연다. 준오헤어는 올해 11월 일본 헤어 전문 ‘고투데이셰이어살롱(GO TODAY SHAiRE SALON)’의 헤어 디자이너 대상으로 3일간 한국식 맞춤형 준오 스타일링 서비스를 전달하는 팝업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부터 1인당 GDP에서 한국이 일본을 역전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용 기술 분야에서 특히 이 역전세가 뚜렷하게 감지되는 사례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와 얘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일본과 인연은 언제부터였나.

2000년대 초반 한류의 영향으로 시작됐다. 이 시기에 일본에서는 한국의 대중문화, 패션, 뷰티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드라마, 영화, K팝 등의 인기로 한국의 메이크업, 헤어 스타일, 스킨케어에도 높은 관심이 쏠리게 됐다. 2010년대 접어들어서는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일본에서도 한국 제품과 미용 기술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 이로 인해 일본 미용 시장에서 한국의 투명 메이크업, 피부 관리, 헤어 스타일링이 주목받았고, 준오헤어와 같은 한국 미용 브랜드를 초청해 이벤트를 자주 열었다. 이렇게 한국의 뷰티 트렌드와 미용 기술 소개 기회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일본 시장 진출의 기회가 마련됐다. 준오헤어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 일본에서 고급 헤어 살롱 서비스를 제공하며, 한국 미용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올해 현지 파트너를 통해 본격적으로 매장을 내며 진출하게 됐다.

Q. 일본에서 하는 주요 사업 모델은.

준오헤어가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주요 사업 모델은 한국식 맞춤형 스타일링, 두피관리, 한국식 최신 트렌드 교육·세미나, VIP 서비스, K뷰티 연계 사업 등 무궁무진하다.

일본은 정교하고 섬세한 미용 서비스를 선호하는 시장이다. 준오헤어의 강점인 한국식 맞춤형 스타일링과 고객별 컨설팅을 통해 개별 고객의 두상, 얼굴형, 스타일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본사 스타일을 반영한 최신 헤어컷, 펌, 염색 기술은 큰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다. 더불어 일본은 두피와 모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나라다. 준오헤어는 일본 시장에 맞춰 스캘프 케어 프로그램과 준오 PB 제품 칼바 라인과 같은 두피 관리 제품을 확장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헤어뿐 아니라 퍼스널컬러, 메이크업 등 다양한 뷰티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경험 모델은 준오헤어의 강점을 살리면서 일본 미용 시장의 수요와 잘 맞아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Q. 20여년 양국 고객을 겪어봤을 텐데 비슷한 점, 차이점은 뭐였나.

양국 고객 모두 고품질 서비스에 대한 요구, 트렌드 민감성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양국 소비자 모두 구체적으로 최신 헤어 스타일링을 요구할 줄 알고 전체적인 살롱 경험에서 세심한 관리와 만족도를 중요시한다. 더불어 한국과 일본 고객 모두 미용사의 전문성을 중시한다. 준오헤어는 국내 아카데미를 통해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며, 현지에서도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브랜드 신뢰도를 높였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스타일이 좀 다르다. 일본은 고데기를 활용해 손질을 쉽고 편하게 하기 위해 층이 난 가벼운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다. 스타일이 고정된 펌보다는 컬러 위주의 스타일이 많이 발전해왔다. 반면 한국은 손질을 하지 않아도 되는 펌 위주의 스타일을 대체적으로 선호한다. 트렌드에 밝다 하더라도 한국은 글로벌 스타·인플루언서 스타일을 참고하되 본인 맞춤형 스타일링을 요구한다면 일본은 본인의 개성을 더 중시하는 편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해외 사업을 더 강화할 예정이다. 이미 태국에서는 현지 기업과 손잡고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지점을 늘리는 등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 준오에 대한 관심이 큰 동남아시아(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현지 소비자 맞춤형 스타일링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유럽, 미주, 중동 시장 공략도 계획 중이다. 더불어 국내에서 사랑받는 준오헤어의 PB 헤어&케어 제품 브랜드 ‘트리아밀리아’의 글로벌 진출도 병행하고 있다. 리더십 교육, 서비스 성과 창출 프로그램, 고객 관리 프로그램 등 글로벌에서도 통할 시스템 정비도 마쳤다. 다양한 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인재를 양성, 전 세계 미용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

매경이코노미

일본 현지 진출 계약을 한 준오헤어. 오른쪽이 강윤선 대표. (준오헤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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