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약 한 달 뒤 뇌출혈로 사망한 사람의 유족이 질병관리청에 피해보상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나진이)는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고 39세 나이로 사망한 A씨의 아버지 B씨가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 취소 청구’ 소송에서 지난 8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1년 10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맞았고, 한 달 가량 지난 11월 뇌출혈의 일종인 지주막하출혈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그로부터 약 한 달 뒤인 12월21일 숨졌다. 아버지 B씨는 ‘예방접종으로 사망했다’며 질병관리청에 피해보상 신청을 냈다.

질병관리청은 피해보상을 거부했다. A씨에게 나타난 두통, 어지럼증 등 증상 발생 시기가 접종으로부터 약 일주일 이후이므로, 예방접종과의 시간적 개연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또 A씨의 사인인 지주막하출혈은 예방접종과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도 했다. B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질병관리청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고인인 A씨는 백신접종 일주일 후에 두통을 느꼈으나 당시 별다른 진료를 받지 않았다”며 “두통 악화를 느낀 시점은 접종 후 거의 한달이 지난 시점으로, 예방접종과 지주막하출혈 사이에 인과관계를 추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예방접종과 지주막하출혈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한 진료기록에 대한 감정신청도 하지 않았다”며 “고인이 지주막하출혈과 관계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고, 원고는 이를 반박할 만한 건강검진결과 등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도 않다”며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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