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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일)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결과' 발표, MBK는 '임시주총'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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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려아연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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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인 주주총회 표대결 모드로 전환된다. MBK·영풍 측이 지분율 약우위를 보이는 상황 속에서, 이사회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8일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발표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지난 23일까지 주당 89만원에 자사주 공개매수를 했다. 유통 가능 주식이 17% 수준으로 파악된 가운데, 얼마나 많은 자사주를 최 회장 측이 확보했을 지 여부가 관건이다.

최 회장 측은 '자사주 취득 후 소각' 과정을 거칠 예정이기 때문에 최 회장 측 지분은 '백기사' 베인캐피탈의 확보 주식 2.5% 만큼 상승할 전망이다. 최 회장 측의 우호 지분율이 33.99%여서,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 최 회장 측 지분율은 36.49%까지 오를 수 있다. MBK·영풍의 확보분(38.47%)에 다소 못 미친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유통 가능 주식 대부분이 몰렸을 경우,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MBK·영풍의 지분율은 48%, 최 회장 측은 45~46% 수준으로 추정된다. MBK·영풍이 유리하긴 하지만 과반을 확보하진 못했기에 최 회장 측 입장에서도 추격의 여지가 있다. 이런 구도 속에 전장이 '공개매수'에서 '주주총회'로 옮겨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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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24.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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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지켜본 후 임시주주총회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었다. 이르면 28일 고려아연 측의 발표 직후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수도 있다. 이렇게 나온다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만큼, 시간을 끌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해석 가능하다. 김광일 MBK 부회장, 강성두 영풍 사장 등 MBK·영풍 측 인사들을 대거 고려아연 이사 후보로 올리는 것과 같은 안건을 주총에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1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12명이 최 회장 측 인사다. 고려아연 정관에는 이사회 인원 상한이 없어서, 신규 이사 12명 이상을 MBK·영풍이 추가로 선임한다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 하지만 주총 소집 권한이 있는 현재 이사회가 임시주총 소집 요청을 거부할 가능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MBK 측은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따로 신청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1~2개월이 소비될 것으로 관측된다.

고려아연 측이 MBK·영풍의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고려아연 측은 지분 7.83%를 보유한 캐스팅보트 국민연금을 향해 "믿고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상태다. 국민연금이 여기에 화답한다면, 주총의 무게추가 최 회장 쪽으로 쏠린다. 국민연금은 2년 전 주총에서 장형진 고문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반대했던 적이 있다.

MBK·영풍은 장내매수를 통한 지분율 확대 카드 역시 만지고 있다. 문제는 지난 23일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 후 주가가 수직상승한 점이다. 지난 23일 87만6000원이었던 고려아연 주가는 24일 113만8000원, 25일 125만3000원으로 올랐다. 유통 가능 주식 수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 급감한 가운데, MBK·영풍의 장내매수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급등한 것이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공개매수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12일 주가(55만6000원)까지 생각한다면, 장내매수에 나서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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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 등은 회견에서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MBK 연합에 맞서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 매수 등 경영권 수성 방안 등과 관련해 취재진에게 입장을 전하며 설명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이 제기한 최 회장 측에 대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자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자 자사주 취득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이날 공식화했다. /사진=임한별(머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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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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