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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이란 "피해는 제한적"이라지만… 수도 테헤란·석유 시설 지킬 방공망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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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에 3개 지역 군사 시설 20여 곳 피해
러시아서 도입한 S-300 방공 시스템 3개 파괴
남·서부 주요 석유·가스 시설 대공방어망도 타격
탄도미사일 고체연료 초정밀제조장비 12개 파괴
한국일보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이 시작된 26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모습. 이날 테헤란에서는 여러 차례의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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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이란 재보복 공격은 이란의 주요 석유·군사 시설을 지키는 대공 방어망과 무기 생산 시설 파괴에 집중됐다. 4월 이스라엘의 1차 보복 공격 당시 중요 핵 시설이 밀집한 이란 이스파한주(州)의 방공망을 표적 공습했던 것보다는 범위가 확장된 것이다. 국제사회의 강한 압박에 핵·석유 시설을 직접 타격하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핵·석유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이란 국영통신 IRNA에 따르면 이란 참모본부는 “이스라엘이 수도 테헤란과 남부 후제스탄주, 서부 일람주 등 3개 지역의 군사 시설을 공격했으며, 공격이 성공적으로 저지됐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군인 4명이 사망했다면서도 석유 시설 및 전력망 등은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란 핵 시설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이란은 “피해는 제한적”이라고 밝혔지만, 이날 오전 2시부터 약 4시간 동안 3차례 이뤄진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군사 시설 20여 곳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차 공격에서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과 테헤란 외곽 말라드 미사일 기지에 설치된 S-300 방공미사일 시스템 3개를 겨냥했다. S-300은 이란이 대공 방어 강화를 위해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첨단 방공망이다. 이스라엘은 앞선 4월 공습 때도 이스파한의 S-300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한 바 있다.

이날 2, 3차 공격은 탄도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생산 시설이 타깃이 됐다. 테헤란 외곽 파르친과 코르지의 군사 시설 공습으로 탄도미사일 고체연료 초정밀제조장비 12개 등이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당국자는 “생산 능력 복원에 1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에 밝혔다.

석유 시설 방공망도 공습을 받았다. 후제스탄주 반다르 이맘 호메이니의 석유화학단지와 항구, 아바단의 정유소 일대를 방어하는 대공망과 일람주의 가스전 방공망이 피해를 입었다. '이번 방공 시스템 파괴로 이스라엘 추가 공격 시 중요한 에너지·경제 허브가 공격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란 내 경각심이 고조됐다'고 NYT가 이란 관리 3명을 인용해 전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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