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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노트북 너머] 떳떳한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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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최근 ‘명태균 파문’으로 여권이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한 언론 보도로 시작된 이 파문은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에서 시작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당내 경선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과정 등의 여론조사 결과 조작 등의 논란으로 확산했다. 명 씨와 거래한 인사 27명 명단까지 터져 나왔다.

명 씨와 연계됐다고 하는 인사들은 저마다 해명에 나섰다. “명백한 허위사실.”(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공천에서 도움받은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저는 명태균 사장을 포함해 어느 누구에게도 전당대회 기간 여론조사를 의뢰한 바가 없다.”(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특정 인사 측은 “억울하다”며 전화를 해 한참을 항변하기도 했다. 고소를 취하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겠단다.

어쩌다 불거진 ‘떳떳하다는 논쟁’ 덕분에, 기사는 쏟아졌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 이 파문은 아직 조사나 수사가 진전되기 전이라, 사태 향방을 가늠하긴 어렵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통화 녹취나 증언만 보면 국민의힘 당내 경선 여론 조작과 공직선거 공천개입, 창원국가산단 지정과 같은 정부 부처 정책 결정 개입 등 여러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한 가지 판단이 내려진 단면은 있어 보인다. 연일 최저치를 찍고 있는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치솟고 있는 김 여사에 대한 부정 여론,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에서 초접전을 이뤄가며 엎치락뒤치락하는 여야 거대 양당의 지지율, 어느새 잊힌 듯한 제3정당까지.

러시아에는 ‘미스터 엑스(X)’라는 선거제도가 있단다.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를 위해 ‘지지 후보 없음’ 칸을 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당 보조금을 달리 준다. 정당이 좋은 후보를 낼 수 있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명 씨와 관계되지 않으면 정말 ‘떳떳’한 걸까. 보이지 않는 ‘미스터 엑스’를 이길 수 있을까. 그리하여 살아남을 정당은 있을까.

[이투데이/이난희 기자 (nancho09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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