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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한미약품그룹, 송영숙·임주현 모녀 지분↓경영권 분쟁↑…지배구조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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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뉴스 = 김대성 기자]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보유 지분을 매각한 후 경영권 분쟁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배구조마저 취약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분쟁은 자회사인 한미약품으로까지 번졌고, 한미약품이 지주사로부터 떨어져 나가려는 움직임으로 인해 그룹 차원의 경영 계획 수립과 집행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오는 11월 28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19 서울시교통회관 1층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자회사인 한미약품도 오는 12월 19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19 서울시교통회관 1층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갖는다.

지주사와 자회사가 시차를 두고 임시 주주총회를 갖는 것은 경영권 분쟁이 가열되면서 두 회사가 '극과 극'의 서로 상반된 안건을 상정하려하기 때문이다.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임종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이사 두 형제가 경영권을 맡고 있다.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의 자회사로 올해 7월까지 별다른 경영권 분쟁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주사로부터 떨어져 나가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송 회장은 올해 초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의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맡은 지 불과 4개월여 만에 상황은 돌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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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OCI그룹과 통합이 무산된 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한양정밀에 지분을 넘기면서 송영숙·임주현·신동국의 '3자연합'이 결성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뿐 아니라 자회사인 한미약품까지 경영권 분쟁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할 당시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에 가세해 OCI와의 통합을 무산시켜 '백기사'라는 호칭을 얻었다. 하지만 이제는 '3자연합'을 구성해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형국으로 형제 측은 '밑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격'이라 할 수 있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보유 지분을 신 회장에 넘기면서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의 단일 최대주주로 등극했고, 한양정밀이 보유한 지분까지 더하면 실질적인 2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지난달 3일 기준으로 신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14.97%와 한양정밀의 보유 지분 3.95%를 합하면 18.92%에 달한다. 이는 송 회장·임 부회장 모녀가 갖고 있는 지분 13.81%를 넘어선 수치다.

두 모녀가 보유하고 있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신 회장에 넘기는 것을 계기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이 OCI와의 통합을 추진할 당시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오는 11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제1호 의안 : 정관 변경의 건 △제2호 의안 : 이사 2인 선임의 건, 제2-1호 의안 :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선임의 건, 제2-2호 의안 : 사내이사 임주현 선임의 건 △제3호 의안 : 자본준비금 감액의 건이 상정된다.

송영숙·임주현·신동국의 '3자연합'은 한미사이언스의 정관을 변경하고,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을 이사회 임원으로 등재해 이사회를 장악하겠다는 모양새다. 임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등재되면 대표이사를 맡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에서 경영권을 찬탈하려는 모녀 측과 경영권을 수호하려는 형제 측의 힘겨루기가 계속될 경우, 그룹은 경영권 분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지배구조가 취약해지고 기업 경쟁력도 저하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 19일 열리는 한미약품의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제1호 의안 : 이사 2인 해임의 건, 제1-1호 의안 : 사내이사 박재현 해임의 건, 제1-2호 의안 :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해임의 건 △제2호 의안 : 이사 2인 선임의 건, 제2-1호 의안 : 사내이사 박준석 선임의 건, 제2-2호 의안 : 사내이사 장영길 선임의 건이 올라간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그동안 한미약품의 경영을 맡아온 박재현 대표를 해임하고, 신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에서 해임시켜 3자연합을 무력화시켜 한미약품의 경영권을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로 확고히 하려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녀 측 인사로 알려진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별도로 독자경영에 나서겠다"고 공표한 바 있고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상의 없이 독자적인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내에서는 박재현 대표가 과거 OCI 매각에 앞장섰다가 물러난 2인의 라데팡스측 임원을 회사로 다시 불러들이는 인사를 단행하자, 한미사이언스 측이 박 대표 해임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초 OCI와의 거래를 꾸몄던 라데팡스가 신동국 회장을 포함한 3자연합을, 그리고 3자연합을 통해 박 대표를 컨트롤 한다는 추도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이 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고, 지주사와 갈등을 부추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한미약품그룹 내부에서는 "지주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가 회사를 무리하게 팔아먹으려 했던 사람들을 다시 들여야 했는지 전혀 설명이 없다"며 "그 사람들 만이 법무와 인사의 전문가라는 건지, 아니면 다시 회사를 매각하는 등 다른 생각이 있는지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올해 3월까지만해도 OCI와의 통합 여부를 놓고 임종윤·임종훈 형제와 송영숙·임주현 모녀간 경영권 분쟁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한미약품그룹 내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와 자회사인 한미약품에서도 경영권 분쟁이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는 송영숙·임주현 모녀가 신동국 회장에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넘기면서 2대주주로 올라선 신동국 회장의 '입김'이 더욱 강해지고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 변경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구도여서 향후 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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