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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 2주기 앞두고 '기억과 안전의 길'에 추모 사진 작품 3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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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순택, 홍진훤, 윤성희 작가 이태원 참사 추모 사진 작품 3점 전시

기자회견엔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 라쉐드 씨 가족들도 참석...정부에 진상규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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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두고 유가족들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권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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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그러 하듯, 그들이 그러했든, 왜 하필 거기 갔는지 후회하는 날도 없진 않다. 알았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이태원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 설치된 노순택 사진 작가의 '참사 100일 되던 날 남해바닷가의 뜬 대보름달'의 작품 설명 중 한 구절이다.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참사가 벌어진 이태원역 1번 출구앞에 노 작가의 작품을 포함 홍진훤(기각된 어떤 믿음에 대하여), 윤성희(명멸하는 밤)작가의 사진 작품 3점을 전시했다.

시민대책회의는 노 작가가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올해의 독일 사진집상 등을 수상했으며 홍 작가는 용산화재참사, 세월호 참사 등을 꾸준히 기록해온 작가라고 밝혔다. 또한 윤 작가도 평소 노동자들의 고된 일상을 사진에 담아 왔기에 이번 프로젝트에 한마음으로 동참했다고 밝혔다.

노 작가는 해당 작품에 대해 참사 발생 100일이 되던 날 정월대보름에 달을 찍은 뒤 "뉴스에선 영정을 든 유가족이 이태원을 떠나 시청광장에 우여곡절 끝에 항의와 통곡속에 간신히 분향소를 차렸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며 작품을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홍 작가의 '기각된 어떤 믿음에 대하여'는 지난 2001년 일본 효고현 아카시시 JR 고베선 아사기리역 불꽃축제 압사사고 현장의 현재 모습을, 윤 작가의 '명멸하는 밤'은 밤하늘에 빨갛게 타들어 가는 불꽃을 찍었다.

3개의 사진 작품에는 각각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혔고, 영어·일어·아랍어 등 외국인 희생자들의 출신 국가를 반영해 14개의 외국어로 번역된 메시지도 적혔다. 아울러 희생자들의 숫자대로 별 모양이 찍혔다.

이날 행사 진행을 맡은 권은비 작가는 "작품에는 특별히 희생자들의 이름을 담았다. 그 분들은 평소 우리와 같이 당시 친구를 만나고 주말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은 것"이라며 "그들을 욕하는 사회는 비정상적인 사회다. 유가족들에게 크나 큰 상처다. 그런 상처가 되풀이 없게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무엇을 잊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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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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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참사 유족들은 이날 이 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시민들이 사진 작품을 보며 이태원참사를 잊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은 즐겁게 주말을 보내기 위해 이곳을 찾아왔다가 그날의 참변을 당했다"며 "이태원 참사를 되새기고 애도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많은 분이 꼭 한번 이 길에서 그날의 참사를 기억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정부와 국가가 아이들이 무사히 귀가할 수 있게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명명백백히 특별조사위원회에서 밝혀질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 회견에는 이태원참사 당시 숨진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 라쉐드 씨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 씨의 가족들도 참석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날 라쉐드 씨는 길에 설치된 사진 작품을 보고 유가족협의회의 작품설명을 들은 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주경제=권규홍 기자 spikekwo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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