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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우루과이 중도좌파 대선 후보 1위···‘핑크 타이드’ 재합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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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우루과이 대선 후보인 중도 콜로라도당의 안드레스 오헤다(왼쪽부터), 중도좌파 광역전선(FA)의 야만두 오르시, 보수 국민당 소속 알바로 델가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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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치러진 남미 우루과이 대통령선거에서 중도좌파 광역전선(FA)의 야만두 오르시 후보(57)가 득표율 1위를 얻어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보수 성향의 국민당 루이스 라카예 포우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루과이가 5년 만에 다시 ‘핑크 타이드’(중남미 국가에서 중도좌파 정부가 집권하는 현상)로 합류할지 주목된다.

우루과이 선거법원이 이날 공개한 1차 투표 결과 오르시 후보의 득표율은 41.5%로, 11명의 후보 중 가장 높았다. 이어 국민당 소속 알바로 델가도 후보(55·28.6%)와 중도 성향인 콜로라도당의 안드레스 오헤다 후보(40·16.8%)가 뒤를 이었다.

우루과이 선거법상 과반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 1차 투표에서는 델가도 후보가 압도적으로 이겼지만, 3위인 오헤다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델가도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만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결선투표는 다음 달 24일 시행된다.

이탈리아계 이민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독재정권에 맞선 무장 게릴라에 합류했던 오르시 후보는 지방자치단체를 이끌며 중도나 우파 성향 인사까지 포용하는 모습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우루과이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카넬로네스) 주지사를 지냈다. 오르시 후보는 이번 선거 기간 ‘서민 친화’ 이미지를 앞세우고, 마약류인 코카인 밀수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공약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그가 속한 광역전선은 수십 년간 유지된 콜로라도당과 국민당 양당 체제를 무너뜨리고 2004년 처음 집권했다. 이후 대마초 판매·사용 합법화, 친환경 에너지 생산 촉진 등을 추진했다. 그러다가 2019년 국민당의 루이스 라카예 포우 현 대통령에게 권좌를 내줬다.

이번 투표에서 두 번째로 많은 표를 얻은 델가도 후보는 수의사 출신으로, 포우 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는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공약하면서 오르시 후보와 첨예한 의견 차이를 보인다. 또 포우 정권의 산업 규제 간소화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며, 세금 인하, 갱단 엄단 대응 등을 공약했다.

변호사인 오헤다 후보는 우루과이에서 떠오르는 젊은 정치인으로, 낡은 정치 타파와 세대교체를 구호로 내걸었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공약을 설명하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 대통령은 임기 말인 최근까지도 40%대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얻고 있다. 헌법상 우루과이 대통령은 단임제라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내년 초 취임하는 차기 대통령은 임기 5년간 인구 고령화, 아동 빈곤, 갱단의 폭력 범죄 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는다. 우루과이는 남미에서 평화로운 나라로 꼽혀왔으나, 최근 마약밀매 조직이 침투해 각종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대선이 치러진 이 날 유권자들은 상원의원 30명과 하원의원 99명도 선출했다. 투표와 정년퇴임 나이를 65세에서 60세로 낮추는 정책안과, 치안 강화를 위해 심야 가택수사를 허용하는 정책안에 대한 투표도 했지만, 반대 여론이 더 높았다.

340여만 인구(유권자 270만명)가 있는 우루과이는 안정적으로 민주주의 정치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702달러(약 4254만원)로, 라틴아메리카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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