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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화)

2주기 하루 앞으로…"기억하는 모두 안녕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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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29일)이면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됩니다. 기억과 안전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참사 현장에서 오늘 새로운 추모 작품들이 공개됐습니다. 현장에 지금 저희 취재기자 나가 있습니다.

박서경 기자, 어떤 작품들이 전시됐는지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2년 전 참사가 났던 이 골목에는 1년 전부터 이렇게 추모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오늘 2주기를 맞아 새롭게 공개된 사진 작품들인데, 7번째 작품들입니다.

3개의 작품들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적혀 있고요, '그날을 기억하는 모든 이들의 안녕을 바란다'는 문구도 각국 언어로 번역돼 있습니다.

오늘 이태원 유가족들은 이곳에서 참사를 기억해달라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2주기에 맞춰 방한한 호주 출신 희생자, 그레이스 라쉐드 씨 유가족도 참여했는데요.

정보가 단절돼 있는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들의 2년은 더 힘이 들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던 호주인 그레이스 라쉐드 씨는 24번째 생일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가 참사를 당했습니다.

호주에 있던 엄마는 딸이 언제,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알고 싶었지만 한국 정부의 연락은 없었고 어디에 물어야 할지조차 몰랐습니다.

[조앤 라쉐드/고 그레이스 라쉐드 어머니 : 호주에서는 관련 뉴스가 충분히 보도되지 않습니다. 참사 조사에 대한 기사를 온라인으로만 찾아봐야 했습니다.]

딸의 시신 인도 이후 2년 만에 다시 한국에 온 유가족은 이제라도 진상을 알고 싶다며 특별조사위에 진상규명 조사 신청을 했습니다.

도시공학을 공부하러 한국에 왔다 숨진 이란 알리 파나칸드 씨 유가족도 여러 차례 한국 대사관에 진상을 물었지만 모른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이란인 희생자 5명의 유가족들과 한국 정부 사이에 온라인 연락망을 만들자는 제안도 거절당했습니다.

[마나즈 파라칸드/고 알리 파라칸드 고모 : (답이 없다면) 한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하겠다고 했더니, 당신들이 그렇게 하게 되면 이란 정부와 척을 지는 것이라고.]

타국에 남겨진 유품 정리와 심리치료 등은 모두 알아서 해결해야 했습니다.

[마나즈 파라칸드/고 알리 파라칸드 고모 : (안전해서) 알리가 한국에 간 게 굉장히 기뻤는데 알리와 젊은이들에게는 안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태원참사 희생자 159명 중 외국인은 26명.

외국인 유족에 대한 대응이나 지원 방침이 없다 보니 행안부와 외교부, 대사관, 어디에서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조인영/변호사 (민변 10.29 이태원 참사 TF) : 매뉴얼이 전혀 없었던 거죠. (외국인 희생자 유족들이) 내가 어떤 지원을 받고, 어떤 궁금한 게 있을 때 어디에다 문의할지 전혀 알기가 어려운 상황이죠.]

미국은 9·11 참사 이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배상이나 보상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홈페이지를 운영 중이고, 숨겨진 피해자들을 찾기 위한 새 법안도 지난해 마련했습니다.

일본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만을 지원하는 별도 단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임동국·윤 형,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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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경 기자 ps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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