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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소비자 원성에 플라스틱으로…길 잃은 종이 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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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추진한 종이 빨대 정책에 맞춰 지난해 한 대형 식품회사가 인기 음료의 빨대 소재를 종이로 바꿨는데요. 눅눅하고 불편하다는 소비자들 불만이 잇따르자 20개월 만에 다시 플라스틱 빨대를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무기한 유예된 종이 빨대 정책은 길을 잃은 모습입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대형 식품업체의 인기 어린이 과즙음료입니다.

정부의 플라스틱 저감 기조에 발맞춰 지난해 2월부터 종이 빨대를 붙여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좋은 취지와 달리 소비자들의 반응은 예상외였습니다.

종이 빨대로 포장재 구멍 뚫기가 힘들다는 불만,

[한유준·김수정/서울 양천구 : (빨대가 종이여서 잘 휘어져서 조금 불편했어요.) 그래서 그냥 보통 그 빨대를 결국 안 쓰고 잘라서 그냥 컵에 부어 먹어서 이중 삼중 불편하더라고요.]

종이 빨대 특유의 냄새와 눅눅함도 지적됐습니다.

[김소정/서울 양천구 : 조금만 눅눅해지면 빨대가 아예 안 꽂혀서 못 먹고 버린 적이 두세 번 돼요.]

종이 빨대 절단면 각도를 조정하고 강도도 더 강하게 바꿨는데도 불만은 판매량으로 이어졌습니다.

매년 900만 박스나 팔리던 물량이 2년째 크게 감소하자, 결국 20개월 만에 다시 플라스틱 빨대로 되돌리기로 했습니다.

지난 2022년 11월 정부는 플라스틱 빨대 금지 규제를 발표했는데, 지난해 11월 무기한 유예했습니다.

환경을 위해 불편을 감수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이후 불편을 표현하는 쪽으로 소비자 분위기도 다소 바뀌었습니다.

[김현규/카페 운영 : 고객님이 원하셨으면 (빨대 가격이) 20원이든 50원이든 사용을 당연히 했겠죠. 고객분들이 불편해하시고 좋아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기업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이익이 침해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야 되는데, 결국은 ESG가 제대로 작동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이 일관되게 (이행돼야 합니다.)]

되돌린 종이 빨대 정책, 이제 일괄 규제는 쉽지 않아 보여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을 중심으로만 유지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이재준)

유덕기 기자 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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