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김건희 여사 '사모'로 지칭
명태균씨. 명태균씨 제공 |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이틀 전 ‘여사 보고용’ 자체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강혜경씨에게 이를 지시하면서 “사모님이 이야기해서. 궁금하대요”라고 말했다.
29일 한국일보가 국회 운영위원회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2022년 5월 30일 강씨에게 전화해 "서울시장 선거 1,000개 한번 돌려보지”라며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한 여론조사를 지시했다. 이날은 6·1 지방선거 이틀 전으로,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다.
명씨는 통화에서 "정당하고 후보 물어보고 1,000개”라며 “바로 해서 오늘 좀 달라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사모님이 이야기해서. 궁금하대요”라며 “그거 좀 돌려줘요. 금방 끝나죠. 서울은 전체니까”라며 재촉하기도 했다.
실제 미래한국연구소가 이날 진행한 ‘차기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연구소는 명씨 지시대로 차기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와 정당지지도만 물었다. 여론조사는 서울 거주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명씨는 통화에서 “사모님이 이야기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강씨와의 다른 통화에서 국가산업단지 관련 자료 제작을 지시하면서 “부탁하는 거거든, 사모한테”라고 말하는 등 평소 김 여사를 ‘사모’로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강씨는 지난해 5월 2일 김영선 전 의원과의 통화에서 “서울시장 여론조사도 했지, 그에 대해서 관련된 돈은 하나도 못 들어왔거든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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