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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북한 파병에···우크라이나 직접 지원 가능한 ‘살상무기’ 뭐가 있을까[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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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판매 아닌 ‘대여’ 방식으로 우회 지원

미스트랄·호크 지대공 미사일 지원 가능

韓 GPS 유도탄·美 범용탄도 지원 대상

K9·K2 및 천궁계열 지대공 미사일 불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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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24일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는데 더 유연하게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공동 언론발표 자리다. 윤 대통령이 직접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한국 무기와 병력을 지원할 의향이 있느냐’는 폴란드 기자 질문에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러-북 협력에 따라 북한이 특수군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한다면 우리가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또 한반도 안보에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 놓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가 한국에 보복을 위협한 뒤 나온 것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 안 된다”며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모든 조치에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위협에 맞대응한 발언이지만, 극동지역에 머물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선과 가까운 서쪽으로 이동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온 만큼 정부가 대응 수위를 높여 공격용 무기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연 우리 정부의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은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북한군의 전선 투입과 1만여 명 후속 파병이 예상되는 올해 안에 우리 정부가 방어·공격형 등 살상이 가능한 무기들을 우크라이나에 전격 투입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단계별로 (북-러 군사협력의) 시나리오를 보면서 방어용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고 그 한도가 지나치면 마지막에 공격용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북한의 파병에 대한 댓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핵·미사일 고도화를 위한 기술과 군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기술자문 등을 지원하는 정황이 포착돼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경우를 우리 정부의 공격용 살상무기 지원 ‘레드라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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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 정부는 포탄 재고가 부족한 미국에 판매가 아닌 ‘대여’ 방식으로 포탄을 제공해 우회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우크라이나를 돕는 국제사회 조류에 동참하고 동맹 미국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와 방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중순에 한국이 155㎜ 포탄을 미국에 대여하는 내용의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업체가 생산한 물량이 일부 포함될 수 있고, 기존 한국군이 보유한 포탄 중 일부를 미국에 대여하는 방식이다.

지원 무기는 미국이 1970년대 전쟁예비물자(WRSA-K)로 한국에 들여왔다가 2008년 한국이 인수한 155㎜ 포탄이다. 이를 다시 미국에 빌려주는 것이다. WRSA-K 포탄은 오래되기는 했으나 사용에는 문제가 없고, 테스트 과정을 거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발견된 포탄은 추진체만 교체하면 언제든 사용 가능한 포탄이다. 대여 수량은 33만∼50만 발 가량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WRSA-K 포탄과 달리 이번에 대통령이 나서 공언한 만큼, 우리 정부가 직접 지원할 수 있는 살상무기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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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지원이 가능한 대표적인 무기는 주식시장이 가장 먼저 알고 있는 것 같다. 정부의 살상무기 지원 입장이 발표되면서 탄약 제조업체 풍산의 주가는 급등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24일 하루에만 주가는 10% 이상 올랐다. 장 초반에는 15%까지 치솟았다.

풍산은 우리 군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탄약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다. 5.56㎜ 소구경 탄약부터 155㎜ 포탄에 이르기까지 우리 군의 탄약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현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의 장기화로 155㎜ 포탄의 품귀현상이 발생하면서 우크리이나는 물론 러시아에게도 가장 필요한 무기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 지원에 나설 경우 가장 빨리 보낼 수 있는 것이 탄약, 그 가운데서도 ‘155㎜ 포탄’이 꼽힌다. 이번 전쟁을 통해 풍산은 향후 10년 동안 생산할 양의 155㎜ 포탄을 주문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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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도입 무기 중에 군 일선에서 퇴역해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보관 중인 미사일도 직접 지원 대상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러시아산 무기다. 1990년 우리나라와 구소련 간 수교를 통해 경제협력 차관을 제공했지만, 소련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현금 대신 무기로 갚는 협상을 체결했다. 이 때 들여온 ‘T-80U 전차’와 ‘BMP-3 장갑차’, ‘메티스-M 대전차 미사일’, ‘이글라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은 곧바로 지원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가 구소련제 장비를 운용하고 있는 만큼 별도의 교육 없이 바로 전쟁에 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우리 군에는 전력 공백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한러 방산협력 협정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북한의 파병으로 한·러 관계에 금이 간 귀책사유가 있어 지원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 군 전력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고 보관 중인 외국산 무기는 또 있다. 천궁 계열의 지대공 미사일이 대체한 미국산 ‘호크 지대공 미사일’, 국산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신궁이 대체한 프랑스에서 들여온 ‘미스트랄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이 직접 지원 목록에 포함될 수 있다.

호크 지대공 미사일과 미스트랄 지대공 미사일은 모두 도입한 지 30여 년이 가까워 노후화된 상태라 우리 군에게는 사실상 폐기 대상이고, 이미 국산 지대공 미사일을 대체 도입해 운용하고 있어 직접 지원이 가능하다. 또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대규모 순항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이들 무기를 방어할 지대공 미사일의 지원은 든든한 우군이 생기는 꼴이라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임무를 마치고 우리 공군에서 퇴역한 호크 지대공 미사일은 미국도 우크라이나에게 지원한 바 있어 미국 정부의 허가가 어렵지 않을 상황이다. 프랑스산 미스트랄 지대공 미사일 역시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게 무기를 지원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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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이 주력으로 활용하고 있는 공대지 미사일도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우리 군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양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산 ‘500 파운드급 MK-82’ 범용폭탄과 한국산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 등이다. 500 파운드급 MK-82는 우리 군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도 다 쓰지 못할 만큼 막대한 양을 보유하고 있다. KGGB는 최대 사거리가 100㎞에 달하고 우크라이나가 운용 중인 구소련제 전투기 등에 체계 통합없이 곧바로 장착해 활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의 게임체임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우크라이나가 우리 정부에게 강력히 요청하는 무기다.

여기에 KGGB는 155㎜ 포탄 보다 위력이 강력하고 정확도가 높아 단 한 발로 러시아의 주요 시설물을 파괴할 수 있어 우크라이나에게는 절실히 필요한 무기다. 우리 공군 입장에서도 KGGB는 수 천 여 발이 실전배치 된 상황이라 전략 차질이 생기지도 않고, 추가 생산을 통해 지원 물량을 충분히 채울 수 있어 양쪽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품목이다.

반면에 우크라이나가 반복적으로 요청하는 무기 중에 우리 군에게는 직접 지원이 사실상 어려운 품목도 있다. 바로 K방산의 명품으로 꼽히는 ‘K9 자주포’와 ‘K2 흑표전차’를 비롯해 ‘천궁계열 지대공 미사일’, ‘대전차 미사일 현궁’,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신궁’ 등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우리 군의 핵심 전력이 되는 무기체계다. 한반도 위기 상황 때 자칫 전력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러시아가 이들 무기체계를 포획하면 북한으로 관련 기술이 넘어갈 수 있어 우리 안보에 절대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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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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