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트럼프 유세 현장에서 나온 막말 한 마디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판을 흔들고 있습니다. 미국 자치령 푸에트로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표현했는데,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만 이곳 출신이 약 50만명 거주하고 있어서 표심을 흔들 변수가 될 거란 관측입니다.
워싱턴 정강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토니 한치클리프/코미디언 : 여기 말 그대로 바다 한가운데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 있습니다. 네, 푸에르토리코라고 하는 것 같아요.]
트럼프 유세장에서 한 코미디언이 꺼낸 이 한마디가 코앞에 닥친 미국 대선 판세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푸에르토리코는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으로, 인구 32만명의 미국 자치령입니다.
하지만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미국에 건너온 인구만 600만명에 달하고, 특히 선거인단 19명이 걸린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만 약 5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약 8만표 차이로 가까스로 따돌렸는데, 50만명이면 펜실베이니아 선거 판세를 뒤흔들 수도 있는 수칩니다.
당장 펜실베이니아에서 지원 유세를 펼친 오바마는 곧바로 해당 이슈를 공세 소재로 삼았습니다.
[버락 오바마/전 미국 대통령 : (트럼프 집회에서) 어떤 사람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의 섬'이라고 불렀어요. 그런데, 이 말이 뜻하는 게 바로 필라델피아에 있는 시민들이에요.]
해리스도 곧바로 광고 캠페인을 제작해 공개하면서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 저는 푸에르토리코가 따뜻하고 유능한 지도자를 필요로 했을 때 트럼프가 했던 일과 하지 않은 일을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 그는 그 섬을 버렸어요.]
실제 푸에르토리코 출신 유권자들은 곳곳에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카롤 말도나도 코르테즈 : 저는 그의 표현이 정말 모욕적이고 무례하다고 생각합니다. 푸에르토리코뿐만 아니라 라틴계 커뮤니티 전체를 모욕한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 저는 아무도 지난밤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있었던 일과 같은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 사랑, 그 사랑… 그 방 안에 가득했던 사랑.]
하지만 트럼프 캠프 내부적으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순 막말로 넘기기엔 심각한 사안이란 게 공화당 내부 판단입니다.
당장 트럼프 캠프는 "문제의 농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각이나 입장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냈는데, 미국 언론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중요한 표를 잃을 것을 우려하는 신호"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조셉리 / 영상편집 이화영 / 영상디자인 허성운]
정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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