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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운전 완벽하다고 착각"…'시청역 급발진 주장' 뒤집은 국과수 결정적 증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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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급발진 발생 어려워, 완벽하다는 착각 때문".."시청역 사고 운전자도 충돌직전 가속 흔적 남겨"

머니투데이

29일 김종혁 국과수 법공학부 교통과 차량안전실장이 강원 원주에 위치한 국과수 교통과에서 급발진과 관련해 시청역 당시 사고를 재현해 실험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온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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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벽하고 차는 불완전하다는 확증편향적 사고로 급발진을 주장합니다."

지난 29일 강원 원주에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만난 전우정 교통과장은 "급발진은 자동차가 정지상태이거나 매우 낮은 초기 속도에서 명백한 제동력 상실을 동반하는, 의도·예상하지 못한 강력한 가속을 일컫는 것"이라며 "천문학적인 확률로 발생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뒤 이같이 설명했다.

실제로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최근 5년간 급발진 주장 사고는 334건에 달했다. 하지만 국과수 감정 결과 '가속 페달 오조작'이 81%였고, 차량 대파로 감정이 불가하거나 운전자 페달 오조작을 입증할 만한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가 제시되지 않은 경우가 13.8%, 기타 3.3%로 나타났다. 사실상 급발진으로 판명난 사건은 나오지 않은 셈이다.

전 과장은 "자동차의 경우 CPU(중앙처리장치)로 불리는 제어기가 최소 20개에서 50개로 조작이 불가하다"며 "제어기 모두가 병렬관계에 있어 역할이 다르고 엔진 제어기가 고장나도 그 외 제어기에서 EDR(사고기록장치)로 보내는 값이 참값이라 이를 부정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단언했다.

특히 지난 7월 발생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와 관련 "운전자가 충돌 직전 강하게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신발에 열변형 흔적(슈마커)을 남겼다"며 "내가 밟고 있는 게 브레이크 페달이라는 착각, 인지 오류가 발을 못 떼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청역 사고 당시 운전자의 동일 차량으로 이날 실험을 진행한 김종혁 국과수 교통과 차량안전실장도 "운전자가 사고 당시 제동 페달을 밟았지만 딱딱해 제동등이 들어오지 않았고 EDR 데이터도 오프로 기록된 것"이라고 주장한데 대해 급발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제동 시스템이 무력화된 상태에서도 제동 페달을 10mm 이상 밟으면 제동력이 무조건 들어오게 된다"며 "구동과 제동은 완전히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어떤 급발진 상황이 원인 모를 이유에 의해 발생했다 해도 제동 페달을 밟으면 무조건 차는 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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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기 국과수 법의검사과 감정관이 29일 강원 원주에 위치한 국과수에서 법심리부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온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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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는 차량 사고 원인 규명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그간 실종아동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1촌 직계(부모와 자식)간 친자확인 검색만 가능했지만 이를 2촌 검색으로까지 확대했다. 또 실종아동이 불상변사자로 발견될 경우를 대비해 실종아동 데이터베이스와 '불상변사자 검색시스템' 간 검색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법심리 부검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과수는 주로 이예람 중사나 서울 서이초 사건 등 원인 규명이 중요한 사건이나 타살 의심 사건에 대해 법심리 부검을 진행한다. 법심리 부검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중 조사·수사권이 있는 기관에서 의뢰한다. 현재 법심리 부검이 가능한 기관은 국과수가 유일하다. 2022년과 견줘 지난해 법심리 부검 건수는 3.5배로 급증했다.

아울러 국과수는 보이스피싱과 관련해 세계 최초로 '보이스피싱 음성 분석 모델'도 개발했다. 행정안전부 통합데이터분석센터와 협업해 약 6000명의 국내외 발화자로부터 추출한 100개 가량의 음성데이터와 보이스피싱 범죄자 음성데이터를 활용했다. 지난해 10월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 51명 검거하는데 이 모델이 활용됐다. 향후 딥페이크(불법 합성물) 탐지 기술도 개발 예정이다.

이봉우 국과수 원장은 "내년에는 창립 7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해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돌아보고 법과학 분야의 선도적인 역할을 위해 한걸음 도약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고의 법과학 감정 기관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주(강원)=김온유 기자 on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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