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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연수익 17%" 100만 유튜브 믿고 샀는데…'멕시코 회사채' 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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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튜브 영상 도용 /사진=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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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금융회사 사칭해 멕시코 회사채 투자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불법으로 투자자금을 모집하는 사례가 늘면서 금융감독원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사기 일당은 채팅방에서 직접 투자를 권유하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유튜브·블로그·인터넷 언론 등에 홍보해 투자자가 스스로 불법 홈페이지에 방문하도록 현혹하고 있다.

금감원은 30일 글로벌 3대 신탁사로 꼽히는 노던트러스트를 사칭해 멕시코 페멕스 채권 투자를 미끼로 불법 투자자금 모집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멕시코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 회사채에 투자하면 연 16~17%의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홍보했으나, 환매를 요구하면 잠적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사기 불법업자는 투자자들이 직접 가짜 홈페이지에 방문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투자사기 수법은 채팅방 등에서 특정 금융상품을 추천해 투자하도록 권유한다. 반면 사기 일당은 유튜브·블로그·인터넷 언론 등에 집중적으로 홍보해 투자자 스스로 불법 홈페이지를 찾아 투자하도록 판을 짰다. 투자자들은 투자권유가 없었기 때문에 의심을 거둘 수 있었다.

일당은 노던트러스트를 사칭한 가짜 홈페이지를 번듯하게 꾸몄다. 공식 홈페이지처럼 지점정보를 클릭하면 실제 회사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연결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홍보는 유튜브·블로그 등을 활용했다. 특히 사기에 동원된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가 100만건이 넘었고, 조작한 댓글도 수백건이었다. 해당 유튜브 채널에 다양한 주식정보 관련 동영상이 있어 의심을 피했다. 하지만 불법 홍보영상 외에는 모두 다른 유튜브 계정을 도용한 영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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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업자의 해외 금융회사 홈페이지 도용 /사진=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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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짜 홈페이지로 넘어온 투자자들은 홈페이지에 안내된 고객센터를 통해 투자금을 입금했다. 하지만 환매를 요청하면 '3일 후 반환한다'고 문자로 통보한 뒤 잠적했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사기로 의심하지 못하고 있다가 돈을 돌려받지 못한 뒤에야 사기임을 깨달았다.

금감원은 온라인에서 해외 금융사를 통해 안정적이고 고수익이 가능한 투자상품을 홍보한다면 불법 투자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멕시코 페멕스 채권의 경우 불법업자는 연 16~17% 수익률을 제시했으나 실제로는 만기에 따라 5~10% 수준에 불과했다. 정상처럼 보이는 유튜브 영상도 유명 유튜버의 영상이 도영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영상 내용을 맹신해선 안된다.

해외 금융사라도 법률상 인허가 없이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에서 주식·채권·펀드 등을 중개·판매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본인명의 계좌 외에 다른 계좌로 입금을 요청하는 거래는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금융회사는 고객명의 계좌를 통해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홍길동이 OO증권을 통해 투자시 입금 계좌명은 'OO증권 홍길동'이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닌 불법업자와의 거래로 피해를 입는 경우 감독원의 분쟁조정 대상도 되지 않아 피해구제가 어렵다"며 "투자 전 반드시 제도권 금융회사 여부를 확인하고 사기가 의심되면 신속히 경찰에 신고하고 금감원에 제보해달라"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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